(사)한국공예가협회 제81호 한국공예

제81호 | 2025년 | 12월 Korean Crafts Council Magazine

사단 법인 KOREAN CRAFTS COUNCIL

발 행 처 발 행 인 창 간 발 간 통 권

주 소

사단법인 한국공예가협회 장영란 1986년 6월 30일 2025년 12월 제81호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양현로 322 코리아디자인센터 412호 02-324-4529

전 화 홈페이지 이 메 일

https://craftkorea.org kcc4529@naver.com

편집교정 사무국장

신자경 허정민 최지영B 서명수 한정림

표지이미지_ 2025 목양공예상 | 홍경희 Work 84-III Copper, Kuromido 312×650×285mm, 1984

제81호 | 2025년 | 12월 Korean Crafts Council Magazine

contents

02 GREETING 04 REVIEW

인사말 | 장영란 이사장 KCC 50년 전 이야기-3 | 곽대웅 고문 2025년 제52회 한국공예가협회전 | 편종필 부이사장 목양공예상 | 금속 홍경희 한국공예가협회상 | 금속 곽순화 젊은작가상 | 목칠 김지현

10 PRIZE

18 SPECIAL FEATURE

국교정상화 60주년 한일국제공예교류전 서문 | 최공호 평론가 국교정상화 60주년 한일국제공예교류전 축사 | 장동광 원장 국교정상화 60주년 한일국제공예교류전 인사말 | 장영란 이사장 국교정상화 60주년 한일국제공예교류전 인사말 | 하타 노보루 이사장 국교정상화 60주년 한일국제공예교류전 인사말 | 오사카한국문화원 김혜수 원장 국교정상화 60주년 한일국제공예교류전 인사말 | 이시다 조 회장 국교정상화 60주년 한일국제공예교류전 후기 | 국제교류이사 봉지희 정조문의 달항아리_고려미술관 탐방 | 부이사장 조신현 천년의 염색 소메미술관 탐방 | 이사 이상영 쿠사마 야요이 판화의 세계 교세라미술관 탐방 | 이사 최지영B 교토, 정원과 나무의 도시를 거닐다_교토 탐방기 | 이사 김경원 국교정상화 60주년 한일국제공예교류전 전시리뷰 | 수원대학교 이다빈 2025 핸드아티코리아 핸코스테이지 특강 | 이사 신자경 큐레이션, 새로운 창작의 길을 열다_유럽페어에 가다 | 섬유 이상미 대한민국예술원 회원 구술채록 발간 | 고문 강찬균 대한민국예술원 회원 선정 | 고문 정해조 대한민국예술원 젊은작가상 수상 | 금속 윤이랑

42 SPECIAL REPORT

48 NEWS

개인전시 협회소식 광고

2025년을 마무리하며

GREETING

첫눈이 내려와 온 세상이 흰 눈으로 덮힌 눈부시게 아름다운 날입니다. 새해가 바로 엊그제 같았는데 눈 오는 아름다운 설경을 바라보며 저물어가는 한 해를 조용히 마무리해 봅니다.

첫째,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 기념 국제공예교류전에 대해 보고드립니다.

국교정상화 60주년 뜻깊은 해를 맞아, 한일국제공예교류전 전시공모에 선정되어 일본 교토 문화박물관에서 교토공예미술작가협회 회원들과 성공적인 교류전을 개최하여 유종의 미를 거두고 돌아왔습니다. 한일 간 국제교류전인 만큼 잘 해내야 한다는 각오로 하루하루가 긴장과 스트레스의 연속이었습니다. 도록, 작 품 사진, 포스터, 엽서, 전단지 등을 일본 측과 협의하여 진행하는 과정에서 양국 간 합의 과정의 애로사항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서로가 최선을 다해 쌓아온 신뢰로 이룬 전시였기에 나름 기념과 성취의 큰 보람도 있었 습니다. 7월 7일 임원진과 함께 출국하여 전시장에 도착한 후 작품을 분류하여 전시하였고, 다음 날 오후 4시 교토공예 미술작가협회 하타 이사장님, 교토예제교류협회 이시다조 회장님, 오사카 한국문화원 김혜수 원장님의 축사 에 이어 성대히 개막식을 마쳤습니다. 곧이어 에이스 호텔에서 양국 작가 간 우호와 친선을 다지는 만찬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양국 작가 작품의 특성 및 자신을 소개하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뜻깊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힘든 여정이었지만 국제공예교류전시로 인하여 한일국교정상화 60주년의 우호와 친선을 다지는 소중한 계기 를 이루었습니다. 한정된 국가예산 지원으로 다수 협회 회원들의 참여가 아쉬웠으나, 향후 더 보람 있고 값진 전시의 기회를 기 대해 봅니다. 전시 기간 중 교토신문 전시 기사 보도로 인하여 많은 관객들이 다녀가는 쾌거도 이루었습니다. 마지막 날 마무리 정리를 한 후 8일간의 여정을 마치고 7월 13일 새벽에 무사히 입국하였습니다.

둘째, 2025 핸드아티코리아 제52회 한국공예가협회 특별기획전에 대한 결과입니다.

8월 7일부터 10일까지 제52회 한국공예가협회 정기 특별기획전을 삼성동 코엑스C홀에서 전시를 하였습니다. 주제는 ‘HANDS(손)·MIND(마음)·PASSION(열정)’으로, 출품한 전회원 판매전을 처음으로 시도하였습니다. 200명의 회원들이 참여하였고, 금속, 도자, 목칠, 섬유, 유리공예 5개 분과에서 예상외로 많은 작품이 판매되었 으며 총 판매 금액은 20,970,000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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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 MAGAZINE Vol.81 _ 2025.12

사단법인 한국공예가협회 이사장 | 장 영 란

협회전 사상 처음으로 시도해 본 판매전이라서 수익 결과를 예측하기 매우 어려웠으나 의외의 큰 성과를 거두 어 전시가 종료된 후에도 계속 문의 전화가 쇄도하여 과감히 시도한 보람이 있었습니다. 이후 이사회에서 결산보고가 있었고, 논의 결과 2026년에도 코엑스에서 판매기획전시를 하기로 결정했습니 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4년간 국내외 우수공예 아티스트를 발굴하며 꾸준히 성장해온 핸드아트코리 아페어에 참가하여 5만 명의 고정 매니아들을 대상으로 2025년 한국공예가협회의 위상을 널리 홍보, 우수 고 객을 다수 확보하였습니다. 쓰임새 있고 예술성 높은 창의적인 공예작품을 공예를 사랑하는 다수의 매니아들에게 공급하고자 합니다. 한국공예가협회가 의식주 전반, 삶의 수준을 예술적 경지로 향상시켜 우아한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선두자 역 할을 담당하고자 함이 지속적 참여의 목적입니다. 공예는 감상적 순수회화 작품과는 차별화되는 분야로서 작품감상의 목적과 함께 실용성 있는 쓰임새의 중요 한 역할이 더해짐으로써 삶의 쾌적한 공간을 조성합니다. 이 두 가지 기능을 만족시켜줄 때 삶의 가치도 부가 되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번 전시에 판매된 공예 작품을 구매한 고객들이, 사용하거나 감상하면서 잘 구입했음을 인정하고, 매년 지 속적으로 전시장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하여 내년 판매전에도 많은 기대를 가져봅니다.

마지막으로 국립공예미술관 건립을 향한 여정입니다.

2023년 창립 50주년을 계기로 시작된 공예미술관 건립추진 운동을 위해 문화체육관광부 방문 및 포럼 개최 공예미술관 건립 추진위 모임에 참석하며, 협회로서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국립공예미술관이 건립되는 우리 모두의 꿈을 이루는 그 순간까지 협회는 잠시도 쉴 틈 없이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것입니다. 2025년 유난히도 무더웠던 7월 전 세계가 주목했던 일본지진 공포의 두려움도 마다하지 않고 훌륭한 전시를 위해 출국하여 땀 흘리며 최선을 다해준 20명의 임원과 사무국장의 노고에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창공을 향해 달려가는 적토마처럼 힘차게 도약하는 병오년을 맞이하여, 늘 협회를 위해 애써 주시는 고문님, 원로님, 회원님들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늘 건강하시길 진심으로 기원드립니다.

2025. 12. 12 (사)한국공예가협회 이사장 장영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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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CRAFTS COUNCIL

KCC 50년 전 이야기- 3

REVIEW

곽 대 웅 | 사단법인 한국공예가협회 고문

창립 50주년 특별 기고

Ⅳ. 제6회 회원전까지 주제 전시를 하다. “탁상 용품(Tableware)”을 주제로 한 1974년 창립전(회 장 강찬균)에는 식탁 용품 뿐만 아니라 사무용 탁상 용품 들이 전시되면서 1974년 당시 공예품 전시로서 가장 비 중이 컸던 ‘대한민국미술전람회(약칭: 국전)’의 공예부 전 시 작품들과는 전혀 다른 성격과 품목을 지닌 작품들이어 서 많은 관심을 끌었다. 회원 수가 100명을 넘기기 전해인 1979년 제6회전까지 계속된 주제전의 참신성은 공예품의 다양성을 보여준 전 시로서 높이 평가되었다고 생각된다. 1975년 제2회전(회장 최승천)의 주제는 “빛(Light)”이었 으며 재적 회원 14명 중 12명이 각각 3~5점을 출품하였 고, 1976년 제3회전(회장 김덕겸)의 주제는 “벽과 천정을 위한 공예품”이었고 재적회원 19명 중 17명이 각각 2~3점 의 작품을 출품하였다.

박형철

최현칠

회를 가졌는데 재적회원 32명 중 28명이 각각 2점의 작품 을 출품하였다. 1979년 제6회전(회장 임무근)은 1979년을 UN이 ‘어린이 해’로 정한 해였기에 “어린이와 관계있는 공예품”을 회원 전 주제로 하였다. 이때 재적회원 39명 중 36명이 각각 2 점씩을 출품하였다. 공예작가 집단이 어린이를 위한 공예품을 창작·발표한 것은 국내 최초의 신선한 사건이었는데, 아마도 세계 최 초의 일이 아닌가 싶다. 그때 전시장은 교사가 이끌고 온 초등학교 학생들로 떠들썩했고, 부모와 함께 온 아동이 사달라고 조르는 모습도 종종 보였던 흥미로운 전시회였 다. 재적 회원수가 39명에서 103명으로 급격히 증가한 1980 년 제7회전(회장 곽대웅)부터는 전시장의 여건 때문에 94명의 회원이 각각 한 점씩 출품하였다. 이때부터 현재 까지 한 작가당 한 점의 작품을 출품하는 회원전이 매년 지속되고 있다. Ⅴ. 제2회 정기회원전의 모습 ‘빛’을 주제로 한 제2회전은 한국문화예술진흥원과 한국 디자인포장센터가 후원했으며 서울 중구 남대문로에 있 었던 미도파백화점의 미도파 화랑에서 1975년 10월 2일

최승천

김덕겸

1977년 제4회전(회장 박형철)의 주제는 “실내 휴식공간 (Living Room)”이었는데 재적회원 24명 중 20명이 각각 2~3점을 출품했었고, 1978년 제5회전(회장 최현칠)의 주 제는 그동안의 네 가지 주제를 각 분야가 나누어 맡아서 금속공예는 “빛”, 도자공예는 “탁상 용품”, 목공예는 “실 내휴식공간”, 염직공예는 “벽과 천정”을 주제로 한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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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 MAGAZINE Vol.81 _ 2025.12

부터 7일까지 열렸다. 창립전 때 없었던 섬유공예부문에 독일 유학에서 돌아온 박숙희와 상명여자사범대학교수 유철연이 영입되었고, 금속공예에 전영순(중앙대학교 예 대강사)과 목공예에 조일상(부산 동아대학교 교수)이 영 입되어 재적회원 14명이 되었는데 출품한 12명의 작품은 다음과 같다. 작품 사진들은 슬라이드를 복사한 것인데 오랫동안 변색이 되어 빛깔은 제대로 볼 수 없으나 형태 를 알아보기에는 무리가 없다. 12명 모두가 전등류로는 탁상용 또는 플로어용 무드램프

강찬균

곽대웅

곽대웅

김덕겸

전등 빛이 나오는 부분은 백색 아크릴판을 썼다. 김덕겸 은 공형태에 가까운 목공 입체형에서 여러 개의 빛이 나 오는 구멍을 지닌 작품 2점과 양면에 투각 무늬가 있는 입체 원판형 작품을 출품했고, 김지희는 금속 원통형 탁 상 등 한 쌍과 투각된 칠보무늬판이 장착된 직사각통형 탁상 등 3점을 출품했다. 섬유공예작가인 박숙희는 전등이 설치된 원통형 유리 또

박숙희

유철연

전영순

조일상

(장식적인 간접조명)이거나 촛대류를 작품화했다. 강찬균은 판금 기법의 금속 탁상 등과 대리석을 이용한 탁상 등 및 대리석 모자이크식의 플로어 램프를 출품했 고, 곽대웅은 3점 1조로 된 플로어 램프와 2점 1조로 된 탁상 등을 붉은색의 목재인 랜가스와 흑단으로 제작하고

김지희

박숙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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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CRAFTS COUNCIL

KCC 50년 전 이야기- 3

REVIEW

창립 50주년 특별 기고

5점을 출품했다. 최승천의 출품작은 투명 유리 원통 바람막이를 씌운 탁상 용 촛대 5점과 격자형 창살로 전등빛이 나오도록 한 정사 각통형 탁상 등 한 쌍, 그리고 금속 초꽂이가 설치된 목재 구체들을 원기둥에 점차 위로 짧아지며 사방으로 꽂은 구 조의 매어 다는 산데리아식 촛대였고, 최현칠은 정밀주조 기법으로 제작한 3종 6점의 탁상용 금속제 촛대를 출품 하였다.

유철연

박형철

는 아크릴 원통에 색색의 끈으로 짠 직조물을 덮어씌운 5 점의 탁상 등을, 유철연은 전등이 설치된 아크릴 원통 표 면에 무늬를 염색한 명주를 바른 크고 작은 작품 한 쌍과 천판 중앙에 투명 유리판 밑에 염색 무늬 명주를 배접해 전등 빛이 나오게 한 네모판을 설치한 목제 티 테이블과 목제 사방탁자에 같은 형식의 전등 빛이 나오는 배면판을 설치한 작품을 출품하였다. 박형철은 수직형 플로어 램프 한 점과 두꺼운 아크릴판을 휘어 꽂고 전등이 들어있는 목제 원통형 탁상 등 한 쌍, 9 개의 금속 초꽂이가 설치된 촛대 1점, 수직 원통형 목조각 에 금속 초꽂이를 꽂은 4점 1조의 촛대 작품과, 두꺼운 투 명 아크릴 판 단면과 목재를 평행선으로 겹친 벽에서 빛 이 나오도록 한 직사각형 통형식의 탁상 등 한 쌍을 출품 했다. 전영순은 전등이 설치된 원과 수직선으로 구성된 금속조형물 3개가 설치된 플로어 램프와 위로 빛이 나오 도록 아크릴 천판이 설치된 정사각형통에 여러 개의 꽃 이미지 금속 수직대가 꽂힌 형식의 탁상 등 한 쌍(금색과 은색)을 출품했다. 조일상은 투각된 원반통형 목제 탁상 등과 연속된 3개의 원형 목기에 각각 금속 초꽂이가 설치된 촛대 작품, 긴 마 름모 형태가 적층된 형식의 목제 탁상 등을 출품했고 조 정현은 투조된 납작한 원반통형의 도자벽걸이 무드램프

최승천

최현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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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 MAGAZINE Vol.81 _ 2025.12

2025 핸드아티코리아 제52회 한국공예가협회전 주제: 손 · 마음 · 열정(ThEmE: hANDS · mIND · PASSION)

REVIEW

특별기획

편 종 필 | 사단법인 한국공예가협회 유리공예분과 부이사장

안녕하십니까? 유리분과 편종필 부이사장입니다. 이번 정기전은 장영란 이사장님과 분과 이사님들께서 여 러 차례의 이사회 회의를 통해 정기 협회전의 변화를 모 색하기 위해 노력을 하였습니다. 특히 5개 분과 이사님 들께서는 협회 회원님들의 창작공예 작품들이 활성화된 예술시장으로 참여와 관객들과의 직접적인 교류와 시장 참여 방안에 대해 논의가 있었습니다. 이사회의 결의로 ‘2025 핸디아트코리아 아트페어’ 참여가 결정되었습니 다. 실무적으로 장영란 이사장님의 수고와 노력으로 핸디 아트코리아 주최사와 한국공예가협회가 업무협약(MOU) 을 체결하게 되었고, 부스 참가비 할인을 받도록 노력해 주셨습니다.

고문 13명, 원로 8 명, 금속 40명, 도자 28명, 목칠 31명, 섬유 65명, 유리 15 명으로 구성하여 총 200명 회원님들의 수준 높은 현대공 예 작품들을 일반 관객들에게 선보였습니다. 특별히 이번 전시에 총 26개 부스에 7개의 개인 부스는 금속분과 김승 희, 목칠분과 김군선, 도자분과 양점모, 조신현, 섬유분과 신지혜, 신경하, 이상영, 최명하, 그리고 유리분과 박선영, 고미영, 김민정 회원님께서 개별 부스로 기획되어 전시되 었으며 한국현대공예의 조형미와 실용적 오브제를 제시 하였습니다. 2024년 정기 협회전에서 ‘젊은 공예상’을 수 상한 유리분과 최혜숙 회원의 개인전 부스가 특별히 구성 이번 특별기획전은 2025년 8월 7일(목)∼8월 10일(일) 4일간 코엑스C홀에서 26개의 부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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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CRAFTS COUNCIL

2025 핸드아티코리아 제52회 한국공예가협회전 주제: 손 · 마음 · 열정(Theme: HANDS · MIND · PASSION)

REVIEW

특별기획

그림 1 2025 핸디아트코리아

그림 2 한국공예가협회 부스

되었습니다.

친화적인 전시를 기획, 특히 젊은 회원님들의 활발한 시 장참여 기회를 제공하고, 관객들과의 직접적인 상호작용 이 발생하는 아트페어 참여로 협회전을 기획하게 되었습 니다. 이번 전시의 목적은 한국공예가협회 회원님들의 우수 한 작품들을 통해 한국공예의 우수성과 창의성을 대외 적으로 전파하고, 분과가 다른 회원님들의 교류와 협 업의 가능성을 열어 드리고자 했습니다. 공예의 기능성 (Functionality)과 쓰임(Utility)에 초점을 맞춰 이번 핸디 아트코리아 전시에 판매 작품 출품을 의뢰했습니다. 개막식이 시작되자 코엑스 전시장은 관람객들이 밀물처 럼 쏟아져 입장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전혀 예상치 못한 관객들의 반응이 나타났고, 협회 회원님들의 공예품 구매 문의가 이어졌습니다. 결과적으로 이번 특별전에서 무려 20,970,000원의 작품을 판매하는 성과가 있었으며, 작품 구매 관객들의 피드백과 추후 주문까지 이어졌습니

이번 전시를 위해 특별 이사회를 개최하여 정기전에 대 한 방향과 미래에 대한 심사숙고한 논의가 있었으며, 특 히 반세기 역사를 지닌 한국공예가협회의 지속적인 성장 과 발전을 위한 다양한 의견들이 있었습니다. 대한민국이 처한 초고령화 사회는 인구 구조의 급격한 변 화를 가속하고 있으며, 본 협회에도 영향을 미치는 현실 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대학의 학령인구 감소와 지방대학 소멸의 가속화 또한 젊은 공예인 배출의 감소 현상으로 이어지고 따라서 후학 양성과 한국공예의 명맥 유지에 위 협받고 있음을 실감하게 됩니다. 불안정한 구조적 사회문 제를 극복하고, 한국공예가협회가 지속 가능하기 위한 능 동적인 노력이 시급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번 특별기획전은 한국공예가협회의 연속성과 지속 발 전 및 여러 변화와 새로운 도전의 필요성을 강조하였습니 다. 따라서 이사회 안건으로 회원님들의 능동적이고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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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 MAGAZINE Vol.81 _ 2025.12

그림 3 한국공예가협회 부스

그림 4 한길홍 고문 방명록 기록

다. 특히 유리분과 젊은 준회원들의 소품들은 거의 완판 되는 성과가 있었습니다. 예기치 못한 판매로 몇 가지 미 비한 사항들은 전시 종료 이후에 열린 이사회 회의에서 피드백과 차기 전시를 위한 대안을 논의하였습니다. 이번 ‘2025 핸디아트코리아 특별기획전’의 도전은 예상 과 달리 매우 성공적인 전시로 마치고, 향후 한국공예가 협회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 방향성과 지향점을 탐구한 전시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회원님들의 적극적인 전시 준비, 장영란 이사장님의 열정적인 노력, 그리고 전 시 기간 분과 회원님들 간의 소통과 협업이 조화롭게 만 든 교향악과 같은 전시로 기록하고자 합니다. 이러한 협 회의 노력은 앞으로 100년 이상 한국공예가협회가 한국 현대공예를 대표하고, 회원님들께 창작활동의 지원과 시 장참여 확대의 가능성을 제공하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 다.

그림 5 한국공예가협회 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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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CRAFTS COUNCIL

목양공예상

PRIZE

홍 경 희 | 사단법인 한국공예가협회 금속공예분과

목양공예상

Work 84-III copper, kuromido 312×650×285mm 1984

수상소감 한국공예가협회에서 목양공예상이라는 영광스러운 상 을 받게 되어 긴 시절을 공예에 뜻을 두고 살아온 작가로 서 깊은 감사와 겸손의 마음을 느낍니다. 돌이켜 보면 지난 50여 년은 제 삶의 대부분이 금속과 불, 그리고 손끝의 작은 떨림 속에서 흘러간 시간들이었 습니다. 1973년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에 입학, 공예와의

인연으로 금속공예라는 길을 선택한 후 작업은 제 생활이 었고, 가르치는 직업이 되었습니다. 현대공예는 급변하는 시대에 따라 그 의미의 확장을 고민하며, 두려움과 용기 를 갖고 다양한 시도를 구현하는 시간들이었다고 생각됩 니다. 원시시대의 즐목문 토기에 그어진 빗살 무늬를 보면, 아 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은 원초적 인간의 본성이며, 더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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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 MAGAZINE Vol.81 _ 2025.12

Artist Profile

홍 경 희

작품소장 한국국립현대미술관, 한국서울공예박물관 일본오오사카미술대학 박물관, 영국대영박물관 미국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외 홍익대학교에서 미술대학학장, 현대미술관장, 박물관장등을 역임 현) 홍익대학교 명예교수, 오오사카 예술대학 명예박사

1954년 서울출생 홍익대학교 미술대학및 동대학원 졸업 대한민국공예대전 대상수상 대한민국 산업디자인전 상공부장관상및 무역협회 회장상수상 개인전 12회 및 다수의 국내외 초대전

공예라는 예술은 제단 위에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사 람의 삶을 감싸고 스며드는 방식으로 존재한다고 생각합 니다. 저 또한 생활의 한복판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고자 노력하였으며, 인간의 살아가는 공간, 마음이 닿는 생활 도구를 통해, 금속이라는 물성을 이용하여 저만의 가치를 표현하고자 노력해 왔다고 봅니다. 금속은 무한한 변형과 가능성을 대표하는 재료입니다. 두드리고 붙이고 늘리고 녹이고, 실로도 뽑아 짜면서 긴 세월 함께 작품으로 승화 시키려 애썼습니다만, 지루하지는 않지만 늘 만만치 않으 며, 힘들게 하지만 믿을만한 친구 같은 재료였습니다. 작 품의 주제들은 저의 나이테에 따라 표현 양식은 변화되어 왔습니다만 자연 속에서 느끼는 숙연한 감동의 기억과 현 상들을 마음을 담아 표현하고자 하였습니다. 살아가는 사

소해 보이는 순간들 속에서 질적인 아름다움이 태어난다 고 믿으며 예술에 의지해 제 삶을, 제 작업을 빚어왔다고 감히 생각해 봅니다.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에서 여러 제자들과 호흡하며 지냈 던 시간 또한 제게 큰 배움이었으며 젊은 제자들의 눈빛 은 언제나 제 머리와 손을 다시 뜨겁게 만들었습니다. 오 늘의 저는 혼자가 아닌, 그들과 함께 호흡하며 이뤄온 시 간의 결실이기도 합니다. 또한 긴 세월 제 곁을 지켜준 공 예작가 여러분, 그리고 제 삶을 응원해 주신 여러분들에 게도 이 지면을 통해 깊은 감사드립니다. 공예가들이 저 에게 온기로 주시는 목양공예상이야말로 작가로서의 긴 여정 속에서 제 손으로 만들어진 모든 작품들을 빛나게 만들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자연법칙 Law of nature 철, 백동, 마천석, 나무 103×36×79cm 1994

생기듯 사라지고 Will it happen 백동, 황동_24×18×84cm 1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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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CRAFTS COUNCIL

목양공예상

PRIZE

목양공예상

모년모월모시 순은, 정은 365×104×50mm 1988

사랑매듭 철, 정은, 순은, 순금, 동 400×235×215mm 1988

축배 순은, 정은 135pi×315mm 1988

Mubi_1405 steel, stainless-steel 3150×2000mm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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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 MAGAZINE Vol.81 _ 2025.12

Work82-I 360×240mm 1982

사색 94-I Meditation 94-I 알루미늄, 황동, 돌, 유리 94×58×151cm 1994

Floral scent of woman(brooch) silver, 22k gold 75×75×18mm 2006

Needle_1403 stainless steel, brass 120×70cm 2014

Incubation period 001-01 steel, nail, mirror 119×117×500cm 2001

Incubation period 001-11 painting on aluminum + duralumin + mirron 190×133×6.5cm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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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CRAFTS COUNCIL

한국공예가협회상

PRIZE

곽 순 화 | 사단법인 한국공예가협회 금속공예분과

한국공예가협회상

하나가 되어 황동, 금도금 2025

금속공예에 입문한 지 반세기가 지나는 동안 공예계도 많은 발전과 변화가 이루어졌고 그동안 한국공예가협회 도 질적으로 성장을 하고 있는 시점에 한국공예가협회상 을 받게 되어 기쁘게 생각합니다. 그간 협회를 이끌어왔 던 선배님들과 현 임원진들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나의 초창기 작업들은 금속을 다루는 기술을 연마하면서 형태를 이루어가는 과정으로 출발하였습니다. 그동안 수 지, 실리콘을 비롯한 타 재료들과의 접목을 시도하였고, 전기모터와 할로겐 전구를 사용한 움직이는 빛에 대한 작 업도 하게 됩니다. 그 후 점차 작품에 본인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나 컨 셉을 담는 내용의 작업을 하게 됩니다. 인간, 자연, 사물 들과의 관계, 순환, 변화와 불변 등을 주제로 한 작업들을 해오고 있습니다.

초창기에 금속공예를 시작한 사람으로서 최근의 새로운 기술 등을 접목한 공예가의 다양한 활동들이 두드러지는 모습은 무척 고무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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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Profile

곽 순 화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및 동대학원 졸업 개인전 8회 다수의 국내외 초대전 현) 경기대학교 예술대학 명예교수, 스페이스 금채 대표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이사장

살아가면서 응축된 내면의 세계,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 삶 속에서 얻는 상념과 의식 등을 구체적으로 실체화하는 조형언어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한국인들이 살아온 역사적인 흔적인 문화유산들과 자연 환경에 대한 관심을 갖고 작업을 합니다. 일련의 작업들 을 통해 나의 방식으로 세상과 소통하며 메시지를 전달하 고 있습니다. 최근의 작업들은 금속 위에 자개와 옻칠로 한국 고유의 미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금강산과 소나무, 한국의 궁궐 및 문화유산 등을 소재로 평면과 입체를 아우르고 있습니 다. ‘하나가 되어’ 작품은 한국 문화유산인 근대 건축물 등을 소재로 하여 경복궁, 창덕궁, 서울역 역사, 옛 한국은행,

청와대, 국회 등의 실루엣을 모티브로 하였습니다. 당시 국회와 청와대가 서로 논쟁하는 것을 보며 우리는 한나라 공동체임을 강조하기 위해 원형의 달 위에 의사당 건물과 청와대가 같이 사이좋게 강강수월레 하듯 배치했 습니다. 이렇듯 작품을 통해 여러 가지 상황들을 표현하 며 표출할 수 있어 작가로서 보람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지금도 그 문화유산들 위에 자개와 옻칠로 어떻게 표현할 까 하는 숙제를 안고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공예는 살아오면서 축적해온 기술과 시대적인 배경, 문 화적인 흐름 등 우리의 생활상이 고스란히 배어 나오는 진정 한국의 문화유산이라고 확신하며 앞으로 공예가 세 계적으로 확산되어 한국의 진정한 모습을 알리는 매개체 가 되기를 바라며 작가로서 소임을 다하고자 합니다.

미소 적동, 자개, 옻칠 2014

의자 스테인레스스틸, 자개, 옻칠

현실과 이상 적동, 황동, 거울, 유리 49×3×73cmm / 62.5×27×85.5c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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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작가상

PRIZE

김 지 현 | 사단법인 한국공예가협회 목칠공예분과

젊은작가상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도 ‘손으로 만 드는 것’의 진정성은 여전히 대체될 수 없는 가치로 남아 있습니다. 저는 “공예의 내일은 무엇인가”라는 질문 에서 출발해, 전통 공예의 정체성을 지키면서도 동시대적 감각을 담아낼 수 있는 공예의 방향을 고민하고 있 습니다. 목재·금속·석재 등 다양한 재료에 디 지털 기술과 수공예의 감각을 결합하 여 작업을 진행하며, 이를 통해 자연– 인간–기술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지점을 탐색하고자 합니다. 특히 한 국의 자연유산인 주상절리의 기하학 적 조형성을 3D 알고리즘으로 재해 석하고, 다양한 제작 도구를 활용해 한 땀 한 땀 완성하는 과정을 통해 제 작업의 언어를 구축해가고 있습니다. 이번 협회전에서 수상한 Joint Stool_S는 이러한 탐구의 흐름 속에 서 만들어진 작품입니다. 자연의 침 식 과정에서 다듬어진 주상절리의 부 드러운 곡선을 모티브로 삼아, 물결 에 깎인 듯한 유려한 형태를 스툴이 라는 오브제로 구현했습니다. 자연이 만들어낸 질서와 조형적 패턴을 공예 적 시각으로 재해석한 이 작품은, 주 상절리가 지닌 구조적 아름다움을 하 나의 작품 안에 응축하고자 한 시도 입니다.

Joint stool_S Stainless Steel, Urethane painting finish 415×415×380mm, 2024

국내외 공예 분야에서 오랜 역사와 권위를 지닌 한국공예가협회는 많은 작 가들에게 등용문이자, 작업의 가능성을 넓힐 수 있는 소중한 기회의 장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제52회 한국공예가협회전에서 ‘젊은작가상’을 수상하 게 되어 더없이 기쁘고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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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Profile

김 지 현 국립공주대학교 일반대학원 조형디자인학과 가구디자인전공 박사졸업 홍익대학교 일반대학원 목조형가구학과 석사졸업 국립공주대학교 영상보건대학 조형디자인학부 퍼니처디자인전공 졸업 시몬스 상품기획팀, 일룸 연구소 침실가구개발팀 근무

개인전 2회 밀라노/파리/스톡홀름/프랑크푸르트 등 8개국 해외 전시 서울/일산/부산/광주 등 국내 전시 다수 현) 국립공주대학교, 전북대학교, 협성대학교 출강

마지막으로 공예 작업을 이어가는 과정에서 많은 가르침을 주시고 협 회 활동의 길을 열어주신 국립공주대학교 김명태 명예교수님, 김정호 교수님, 김종서 교수님, 김건수 교수님, 김소현 교수님께 깊이 감사드 립니다. 또한 늘 따뜻한 격려와 조언을 건네주시는 전북대학교 신영식 교수님, 협성대학교 김영주 교수님, 서일대학교 강신우 교수님, 그리고 목칠분과의 발전을 위해 힘쓰고 계신 여러 교수님과 선생님들께도 감 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아울러 이번 전시에 의미를 더해 주시고 앞으 로의 작업에 용기와 방향을 주신 심사위원 분들께도 진심으로 감사드 립니다. 앞으로도 공예가 지닌 본질과 가치를 깊이 탐구하며, 시대와 함께 호 흡하는 작업을 이어가는 작가로서 꾸준히 성장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깊은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Joint Arm chair Stainless Steel, Policing finish 1160×850×710mm 2024

Joint mirror Walnut, Mirror, LED 1200×1000×300mm 2024

Joint Table Red Oak 1200×1000×300mm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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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교정상화 60주년 ‘한일국제공예교류전’ 서문

SPECIAL FEATURE

동아시아 문화의 지표, 한일 공예 교류전

고이면 썩는 물처럼, 문명과 문화도 끊임없이 섞이고 흘러야 건강하게 성장한다. 수천 킬로의 험준한 산길을 목숨 걸고 오 간 차마고도와 실크로드는 타고난 인류의 교류본능을 여실히 증거한다. 문명의 속성이 이러하고, 문화의 본질이 또한 이러 하다.

올해로 양국 간 교류가 회복된 지도 한 갑자에 이른다. 60주년이라지만, 양국의 외교사는 참으로 유장하다. 인접국의 지정 학적 숙명은 서로에게 풍성한 교집합을 만들며 다채롭게 작동했고, 선린을 넘어 때로 불편한 개입으로 밀고 당기며 생긴 역 사의 주름이 연조의 깊이에 비례한다.

가까운 만큼 굴곡진 역사의 무늬결마다 아롱진 흔적이 적지 않은 것도 부인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두 나라 모두 국제사회 가 인정하는 버젓한 선진국 반열에 올랐다. 한때 소원했던 관계를 회복하여 재개한 터라 60주년을 맞은 소회가 서로에게 각별하다. 국가든 개인이든 교착 상태에 들면 문화가 앞장서 물꼬를 트게 마련이다. 인간 삶의 기층에 밀착된 공예가 국경 을 초월하여 공감을 일으킬 유효한 매개인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간 여러 차례 교류를 주도해 온 한국공예가협회가 이번에도 앞장섰다. 세계인이 주목할 오사카만국박람회에 맞춘 전시 는 한국공예의 현재를 국외에 소개할 기회로 평가된다. 이번 전시에는 한국 작가 66명, 일본 작가 64명이 참여한다. 한국공 예가협회가 52주년이 되었고, 교토공예미술작가협회의 연조는 79년을 헤아린다. 교토공예미술작가협회는 1946년에 창립 한 일본 내의 대표적인 공예 단체다. 염직과 도예, 칠예와 금공을 비롯하여 모든 장르의 공예를 포함하는 명실상부한 중심 단체로서, 그 하부에는 분야별 조직을 통해 장르별 특성도 보장하고 있다. 80년의 역사를 가진 이 협회는 그동안 일본 내의 여러 도시에서 매년 순회전시를 개최하고, 영국과 중국 상해 등에서도 전시회를 열었다. 이뿐 아니라 국내외의 창작자를 지 원하고 예술과 공예의 기원과 원리 연구, 공예가와 산업가의 교류에도 관심을 기울이는 등 활동 폭이 매우 넓다. 두 단체의 공통점이 많으나 작가의 구성과 참여 분야 등에서는 차이가 있다. 한국은 도자와 금속, 목칠, 염직, 유리 등이 주 류지만 일본은 염직과 도예, 칠예, 금공, 인형, 유리, 목공, 피혁, 칠보, 죽공, 보석 등으로 한층 다채롭다. 동아시아 삼국에서 공예가 생산과 창작 영역을 주도한 점은 공통적이나, 일본은 야나기 무네요시의 민예론에 감화받아 근대화 이후에도 공예 를 일반미술과 대등하게 다루었다. 예술지상주의 등쌀에 위축된 한국 공예와 다른 인식이다. 일본 공예의 자부심은 현대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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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이 하나의 단체에 속하여 격의 없이 활동한다는 사실로도 증명된다. 한국도 근래에 자수 작가를 영입하는 등 변화를 모 색하고 있으나 아직은 여기에 미치지 못한다. 동시대를 사는 작가를 전통과 현대로 구분 짓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올바른 교섭 형태는 상대의 장점을 참고하여 자국의 단점을 보완하는 것일 터이다. 어느 일방이 시혜를 베푸는 방식은 오 래가지 못한다. 세상이 온통 물건의 위기에서 비롯한 절체절명의 위기에 직면했다. 생태적 사유와 더불어 수공예가 대안 문 명으로 떠오르고 있는 현재, 공예에 맡겨진 과업이 어느 때보다 무겁게 느껴진다. 양국 공예가들이 세계 시민을 향해 문화 적 성취를 한껏 드러내고, 나아가 인류사적 과제도 재인식하는 기회이기를 희망한다.

최공호 전 한국전통문화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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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교정상화 60주년 ‘한일국제공예교류전’ 축사

SPECIAL FEATURE

안녕하십니까.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장 장동광입니다.

먼저,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을 기념하여 ‘한일공예미술작가국제교류전’ 준비에 정성을 다하여주신 교토문화박물관과 교 토예제교류협회, 그리고 한국공예가협회를 비롯하여 관계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또한, 양국을 대 표하여 참여한 129명의 공예가 여러분께 경의를 표합니다.

한국과 일본은 오랜 세월 동안 자연을 가까이 두고, 그 속에서 찾은 지혜와 철학을 담은 공예문화를 추구해 왔습니다. 자연 을 벗 삼아 재료를 다듬고, 손끝으로 정성을 전하며 삶의 미학을 표현해 온 두 나라의 공예는 시간과 감성을 담은 시대의 언 어가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이번 ‘한·일공예미술작가국제교류전’은 한국과 일본의 미학과 정서를 기반으로 한 동시대 공 예의 다채로운 해석을 조형언어로 선보이고 있습니다. 양국의 공예가들은 다양한 주제의식을 동시대 감성과 창의적 정신으 로 작품에 담아내고 문화교류의 새로운 장을 열게 되었습니다. 오늘 이 자리는 단순히 공예 교류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국과 일본이 오랜 시간 쌓아온 문화적 신뢰와 예술적 소통의 상징이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전통의 숨결과 혁신의 열정이 맞닿은 쿄토의 교토문화박물관에서, 한·일국교정상화 60주년 을 기념하는 ‘한·일공예미술작가국제교류전’이 열리게 되어 더욱 의의가 깊고 진정한 미래의 길을 모색하는 자리가 되리라 확신합니다.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은 한국공예를 세계에 알리고 국제협력의 가치를 실현하고자 이번 전시를 적극 지원하게 되었 습니다. 앞으로도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은 일본을 비롯한 세계 각국과의 문화교류를 통해 지속가능한 글로벌 공예생 태계를 만들어 가는 데 더욱 힘쓰겠습니다.

다시 한번 이 뜻깊은 자리를 마련해주신 모든 분들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본 전시가 한국과 일본 현대공예의 현재 와 미래를 가늠하는 귀중한 시간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감사합니다.

장동광 한국공예문화디자인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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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교정상화 60주년 ‘한일국제공예교류전’ 인사말

SPECIAL FEATURE

2025년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을 기념하는 뜻깊은 해에 양국의 공예미술문화를 한자리에 모은 국제공예교류전을 개최 하게 되어 매우 뜻깊게 생각합니다. 한국공예가 협회는 1973년 한국의 대표 공예 10인이 창립하였으며, 금속, 도자, 목칠. 섬유 유리 5개분과 총 656명의 회원 으로, 다양한 공예 매체로 활발하게 창의적 작품을 발표하는 한국의 공예 대표단체입니다. 올해 창립 52주년을 맞이한 한국공예가협회는 오사카간사이EXPO를 개최하는 일본에서, 올해 창립 80주년을 맞이한 유서 깊은 교토공예미술작가협회와 공예교류전을 갖게 되어 더욱 감개무량합니다. 이번 교류전은 양국 공예가들이 빚어낸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통해 서로의 문화적 다양성과 예술적 가치를 새롭게 발견하 고, 나아가 미래지향적 협력의 토대를 더욱 굳건히 다지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입니다 오늘의 만남이 양국의 우호 증진은 물론 세계공예미술발전에 기여, 훌륭한 성과를 거두어 더욱 발전의 계기가 되길 기원합 니다. 끝으로 교류전을 위해 애써주신 교토공예미술작협회 하타 노보루 이사장님, 교토예제교류협회 이시다 조 회장님 외에 수 고해주신 많은 관계자분의 노고 및 양국 전시 참여 회원님들께도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한국공예가협회 이사장 장영란

교토의 문화는 사계절 사람들의 삶과 자연의 조화안에서 엄격하게 갈고 닦아지며,

시대를 초월해 살아남은 증거로 미술 공예 세계에 기법은 물론, 창작의 핵심이 되는 정신 자체가 면면히 계승되고 있습니다. 교토공예미술작가협회는 1946년에 창립된 이래 80년이 되었습니다. 본 협회는 교토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염직, 도예, 칠공예, 금속공예, 인형, 유리, 목공, 판금, 가죽, 칠보, 죽공예, 금석, 보석 등 다양한 분야의 작가들이 모여, 일본 공예사에 확고한 족적을 남겨왔습니다. 회원 각자는 소재와 진지하게 마주하며, 각자의 감각과 개성 있는 기술·기법을 구사하여 현대 공예 작품을 창작하고 있습 니다. 이번 전시는 한국공예가협회의 깊은 배려로 국제공예교류 기획전을 개최하게 되었습니다. 오사카·간사이 엑스포 개최 시 기에 맞춰 한일수교60주년 기념 교류전을 개최 양국 간의 국제 문화 교류가 더욱 활발하게 발전되기를 기원합니다. 이번 기회에 많은 분들께서 방문해주시고, 한일 공예작가들의 다양한 예술성을 감상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본 전시회 개최에 있어 많은 협력과 지원을 보내주신 한국공예가협회 및 한일 참여 작가, 관계자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 의 말씀을 드립니다. 교토공예미술작가협회 이사장 하타 노보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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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교정상화 60주년 ‘한일국제공예교류전’ 인사말

SPECIAL FEATURE

2025년 한일국교정상화 60주년을 기념하는 한국과일본의 공예 문화를 소개하는 한일국제공예교류전의 개최를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이자리에 함께하게되어 기쁘게 생각합니다. 이번 전시에 힘써주신 장영란이사장님, 하타노보루 이사장님과 양국의 관계자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리고 우수한 작품을 선보여주신 한국공예가협회 작가님들과 교토공예미술작가협회 회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지난 6월 26일 오사카문화원에서는 한일국교정상화 60주년을 기념하는 공연을 개최하였습니다. 이날 공연한 작품은 "장인의 시간"으로 부채와 자개의 장인들이 무대에 올라 작업을 하고 그작업과정을 무용과 음악으로 표현하는 조금 색다른 공연이였습니다.

공연을 본 일본관객분들은 작품을 높히 평가해주셨는데 이것은 부채와자개라는 양국의 공통된 전통공예의 존재와 장인 정신이라고하는 같은 철학을 배경으로 하고 있기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처럼 공예는 한국과 일본, 양국의 문화적거리의 가까움을 나타내는 분야입니다.

이번 전시를 계기로 양국 공예가 지속적으로 교류하면서 각자가 가진 고유기술과 예술적 가치를 함께 발전시키기를 바랍 니다.

끝으로 전시에 참가하신 양국의 작가 여러분 감사합니다.

오사카한국문화원 원장 김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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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공예가협회 · 교토공예미술작가협회 국제교류전을 맞이하여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이한 올해, 양국 공예작가협회가 국제공예교류전을 교토에서 개최하게 된 것을 진심으로 축 하드립니다. 되돌아보면, 2023년 10월 한국공예가협회 창립 50주년 기념전 오프닝식에 초청받아, 교토공예미술작가협회 하다 노보루 이사장과 함께 서울을 방문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특히 장영란 이사장을 비롯한 한국공예가협회 회원들의 깊은 열정과 진지한 자세는 풀뿌리 교류의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 워 주었습니다. 2년에 걸친 양국 공예협회 회원들의 헌신으로 오늘 이 기념비적인 날을 맞이할 수 있게 된 여정은, 양국 관계자들의 가슴에 오랫동안 깊이 새겨질 것입니다. 저는 이 긴 한일 문화예술 교류의 역사 속에서도, 특히 많은 교훈과 성과를 후세에 남긴 ‘민예(民藝)’ 운동을 떠올리게 됩니다. 일본 제국주의 통치 시기의 조선에서, “생활용품 속에 깃든 조선미술의 정수”와 “용도의 아름다움”에 매료된 아사카와 다카 노리·다카시 형제에게 배우고 영향을 받은 야나기 무네요시가 1925년경부터 사용하기 시작한 ‘민예’라는 용어는, 지금에 이 르러서는 응용미술·순수미술·공예·미술의 ‘경계’를 넘나드는 범주를 나타내는 전문용어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듯합니다. 도예를 비롯한 한국에서 태어난 씨앗이 일본이라는 문화의 토양에서 훌륭히 자라나 꽃을 피운 사례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국적·인종·민족·성별에 관계없이, 만드는 사람의 마음과, 그것과 유일하게 연결되는 손을 통해 태어나는 ‘KOGEI’(공예)라는 말이, 오늘날 국제교류의 키워드가 되고 있는 듯합니다. 이와 같은 국제 정세 속에서, 오사카 간사이 엑스포(EXPO) 개최의 해이자, 52주년을 맞이한 한국공예가협회, 80주년을 맞이 한 교토공예미술작가협회가,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이라는 역사적이고 기념비적인 해에 국제교류사업의 첫걸음을 내디딘 장영란·하다 노보루 두 이사장께 깊은 경의를 표합니다. 아울러 양국의 공예작가 여러분들이 정치적·경제적 제약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사고와 창의로 지탱해온 ‘창작자 정신’ 에 진심 어린 존경과 경의를 표하며, 양국 공예단체 조직의 향후 지속적인 교류 활동의 발전을 기원하며 축하의 말씀을 드립 니다.

교토예술국제교류협회 · JARFO 회장 JARFO 교토문화박물관 · Art Square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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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교정상화 60주년 ‘한일국제공예교류전’ 후기

SPECIAL FEATURE

봉 지 희 | 사단법인 한국공예가협회 해외협력이사

한 표현 추구, 한국 공예의 자연미와 담백하고 풍성한 아름다움을 비교하고 그 특징을 느낄 수 있는 전시.

1. 전시 개요 실용성과 심미성을 동시에 갖춘 공예는 인간의 감성과 문화를 담아내는 예술이다. 이러한 공예의 가치와 위상 을 드높이는 데 긴 세월을 힘써온 한국과 일본의 두 공예 단체가 ‘한일국제공예교류전’을 개최하였다. 한국의 사) 한국공예가협회와 일본의 교토공예미술가협회가 연합한 본 전시는, 한국작가 66명, 일본작가 63명이 출품한 대규 모 전시였으며, 섬유, 목칠, 금속, 도자, 유리 외 기타 다양 한 현대공예 작품들이 선보여졌다. 2025년 7월 8일에서 13일까지 6일간, 전통이 숨쉬는 천 년 고도인 교토의 ‘교토문화박물관’에서 2025년 한일국 교정상화 60주년의 해를 기념하며 열린 본 전시는 공예 를 통해 한일 양국 간의 우호와 친선을 다질 수 있었다. 또한 본 전시는 ‘대한민국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공 예·디자인문화진흥원’의 전시지원사업에 선정되어, 한국 공예의 다양성과 우수성을 해외에 알리는 문화예술전파 의 사명도 함께 하였다. “본 전시는 양국 정치적 문제를 뛰어넘는 문화와 예술의 힘을 느끼게 하며, 이러한 문화 예술 교류는 더욱 활발히 지속 되어야 합니다 ” - 본 전시 개회식에서 교토예제교류협회 이시다 조 회장 축사 중 2. VIEW POINT 1) 대규모 기획전 : 한일 양국에서 원로, 중견, 신진 공예 가 129명의 다양한 현대창작공예를 한 공간에서 감상 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

3) 한일 공예의 역사성 : 원로,중견,신진 작가를 골고루 선 정 출품 함으로써 각국 전통미를 계승하는 원로작가들 의 품격있는 공예작품과 한창 활동 중인 중견 공예가들 의 역량 있는 다양한 공예, 기발한 창작적 신소재와 기 법의 개발과 확장을 보여주는 신진 작가들의 작품에 이 르기까지 공예의 역사적 족적과 현주소, 미래 비전까지 느낄 수 있는 전시. 4) 공예 특유의 심미성, 기능성 : 미학과 실용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를 표현한 공예는, 그 창의적 아름다움이 넘치는 작품들 속에서 동시에 생활 속에 향유되는, 그 기능성까지 감탄하게되는 요소들을 발견하는 것이 여 타 미술작품과는 다른 또 하나의 감상포인트. 5) 공예 영역의 확장과 융합 : 재료와 물질에 대한 새로운 탐구와 확장, 신기법의 개발. 이질적 재료의 융합, 공예 기술과 디자인적 사고의 결합, 건축적요소와 인테리어 로서의 공예 도전, 설치예술과 퍼포먼스로서의 공예, 라이프스타일을 리드하는 현대공예의 무한한 확장성 을 엿볼 수 있는 전시. 3. 전시 구성 •제 1 Zone : 한일 양국 원로 공예가 작품 존으로서, 시 대의 역작인 작가 대표작들이 전시되어, 기법의 성숙도 와 완벽에 가까운 표현성은 물론, 양국 전통문화가 계 승된 도예, 목칠, 섬유의 역사적 전통미가 보여 지는 공 간. 전통 기모노 염직 작품과 입체적 조형 직물까지, 세

2) 한일 공예의 특징 : 일본 공예의 섬세, 정교하고 완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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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을 초월한 모던함을 갖추고 있으며, 대형 도예의 강 렬한 컬러와 대담한 크기와 포스는 전시 공간을 압도하 였다. •제 2, 3 Zone : 한일 중견 공예가들의 작품존으로, 본격 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공예가들의 다양한 작품 공간. 저마다의 조형 매체를 찾아 다각도로 장기간 탐구한 개 성적인 기법을 구현한 전시. 창작적 오브제를 순수 예 술의 영역으로 확장한 현대 공예, 특유의 기능성과 함 께 실내공간에 오브제로서의 역할을 하는 목칠, 금속 퍼니처와 유리 조명, 식탁위의 합과 기로 표현된 도예, 공간에 헹잉됨으로써 설치예술의 영역으로 확장된 섬 유 공예 등이 선보여짐. •제 4 Zone : 신진 작가들의 거침없는 신소재 탐구와 소 재 간의 융합, 테크닉의 도전과 실험이, 향후 공예의 무 한한 발전과 새로운 가능성을 기대하게 되는 공간. 프 레임을 벗어나 공간에서 움직임을 가진 섬유 염직 작 품, 팝아트와 키치 트렌드를 가감없이 받아들인 유리 오브제와 기모노 전통의상의 모던한 텍스타일 문양의 재해석 까지, 다채롭고 이색적인 작품존. 4. 전시 후기 및 미술관 관람기 한국 작가 23명과 일본 작가 57명이 함께한 본 전시 오 프닝은 사)한국공예가협회 장영란 이사장님과 교토공예 미술가협회 하타 노보루 이사장님의 인사말을 시작으로, 한일전의 의미와 가치를 되새길 수 있는 시간이었으며, 오사카 한국문화원 김혜수 원장님과 교토예제교류협회 이시다 조 회장님의 축사로 더욱 그 의미를 더한 현장이 었다.

이어지는 교류회는 교토의 중심가 신풍관의 에이스호 텔에서 개최되어, 양국작가들의 교류와 친선의 밤이 우 호적인 분위기에서 이루어졌고 작가들만의 예술과 문화 에 대한 담소로 유익하고도 창작의 영감을 얻을 수 있는 교류의 시간이었다. 본 전시는 교토신문의 기사 취재와 보도로 인하여, 관 객이 연일 붐비며 양국의 공예에 심취하는 시간이었으며, 교토를 찾은 타국 관광객 또한 본 전시를 관람하며 한국, 일본의 공예를 만끽할 수 있었다. 아울러 1층 구관 ‘자르포갤러리’에서는 한국 작가들의 공예생활소품을 전시하여 공예로서의 기능성과 실용성 을 구현한 다양한 굿즈들이 판매되었다. 금속 공예 장식품, 유리공예 와인잔, 섬유공예 머플러, 지 갑, 도자공예 머그컵 등이 눈길을 사로 잡았다. 전시 오픈 다음 날 , 일행들은 교토시 기타 구에 위치한 ‘고려미술관’을 방문하였다. 1988년 재일조선인 실업가 정조문이 세운 미술관으로서 일본에서 수집한 다양한 한 국 문화재가 보존되어 있었으며, 재일조선인들이 한국 역 사와 문화 예술을 이해하며 동질감을 느끼고 일본 땅에 한국문화를 선보이고자 설립한 본 미술관의 목적에 모두 감동하였다. 이어서 ‘소메 미술관’을 관람하였는데, 이는 염직 중심의 전문 미술관으로서, 다다미방 구조로 아늑하 고 청결한 가운데, 일본 전통, 현대 대형 염직 작업이 즐 비한 곳 이었다. 특유의 선명한 색감과 독특한 구도로 압 도적인 명작들이, 병풍식 또는 패널 식으로 전시되어 있 었고, 일본 교토 근현대 염직 작가들의 작가정신을 그대 로 읽을 수 있는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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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교정상화 60주년 ‘한일국제공예교류전’ 후기

SPECIAL FEATURE

이어서 교토의 명소이기도 한 ‘교세라 미술관’을 탐방하 였다. 마침 ‘쿠사마 야요이’의 특별전이 열리고 있어 단체 관람하면서, 작가만의 독특한 사유와 표현의 창의적 세계 속에 심취될 수 있었다. 1933년 개관하여 현존 일본 공립 미술관 중 가장 오래된 건축물이라고 하나, 내부는 매우 넓고 웅장하며 쾌적하게 리모델링 되어 있었고, 2020년 교토 건축상 최우수상을 수상했다고 한다. 소장된 미술품

도 4200여점으로 서양화, 일본화, 조각, 판화, 공예 등 근 현대 미술품의 보고라고 한다.

이번 한일국제공예교류전을 통해, 양국 공예작가들의 창작 발전과 두 협회의 무궁한 발전과 교류를 기원하면 서, 아울러 지원해주신 한국공예·디자인진흥원에 감사하 며 본 전시를 마감하였다.

고미영 김경원 박선영 김유림 전경화 윤미경 서명수 이상영 김형 김봉희 최지영 김영주 한정림 조신현 강신우 봉지희 장영란 정용순 장미선 편종필 김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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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란 이사장

하타 노보루

야마모토 케이지

박형철 고문

한길홍 고문

토쿠리키 타츠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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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문의 달항아리_고려미술관 탐방

SPECIAL FEATURE

조 신 현 | 사단법인 한국공예가협회 부이사장

는 부두 노동자, 노점상 등의 힘든 삶을 거 쳐 파친코 사업으로 자수성가했지만, 경제 적 성공과는 달리 정체성의 혼란과 문화적 결핍 속에서 늘 “조국에도 일본에도 온전히 속하지 못한 경계의 존재”로 살아가야 했습 니다. 일본 사회에서는 조선인으로서 차별 받고, 조국과는 떨어져 있어 한국의 문화와 미감을 접할 기회조차 거의 없었기 때문에, 달항아리와의 만남은 그에게 단절되었던 문 화적 기억이 되살아나는 사건이었다. 달항아리의 청백색 유약, 자연스러운 비 대칭이 이루는 균형, 여백이 큰 형태는 조 선 특유의 절제된 미감을 담고 있었고, 정 조문에게는 그것이 “조선의 미”이자 “시각 적 정체성의 언어”로 다가왔다. 그는 그날 이후 자신이 잃어가고 있다고 느꼈던 정체 성을 회복하기 위해, 그리고 일본 사회 속에 서 사라져가던 한국 문화를 되찾기 위해 문 화재 수집과 보존이라는 길로 나아가게 되 었다. 그는 일본 각지의 골동품점, 사찰, 옛 창고들을 찾아다니며 한국 유물을 수집했 고, 1969년에는 직접 ‘일본 속의 조선문화’ 라는 계간지를 창간해 조선의 미술과 문화 를 기록하고 알리는 일을 시작한다. 1972년 에는 학자들과 함께 일본 전국을 누비는 ‘한 국 유물 탐방단’을 조직해 더 체계적이고 적 극적인 수집 활동이 시작되었다. 그 결과 도 자기, 백자, 고려청자, 불교공예, 민속품, 회 화 등 약 1,700여 점의 방대한 컬렉션이 모

1955년 일본 교토의 오래된 골동품 거리에서 정조문은 우연히 조선의 백자 달항아리를 마주하게 된다. 가게 주인은 그것이 “이조의 좋은 것” 이라고 설명했고, 그 순간 그는 자신이 일본에서 재일조선인으로 살아 오면서 마음 깊은 곳에 눌러두고 있던 한국적 미감과 뿌리문화에 대한 감정이 한꺼번에 되살아나는 강렬한 울림을 경험하게 된다. 그 달항아 리는 당시 “집 한 채 값”에 맞먹는 것이었음에도 정조문은 1년 할부로 그 달항아리를 구입하게 됩니다. 이 선택은 단순한 물건 구입이 아니라, 일본 사회 속에서 조선인으로서의 정체성이 희미해지고 있던 자신이 ‘조국인 조선의 미’를 다시 붙잡기 위한 첫 번째 의식적 행동이었다. 그 는 이 경험을 두고 “단 하나의 백자 항아리에 끌려 그렇게 결심하며 그 골동품 집의 문을 연 것이 오늘의 시작이다”라고 회상하는데, 이 말은 그가 평생에 걸쳐 한국의 유물을 수집하고 보존하며, 결국 미술관을 설 립하게 되는 전체 여정의 출발점이 되었다. 정조문은 1918년 경북 예천 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일본으로 건너가 재일조선인으로 성장했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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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되었고, 이는 정조문 개인의 수집 취향을 넘어서 분단 · 전쟁 · 식민 시대를 거치며 사라졌거나 흩어진 한국 문화유산을 되찾아 모은 문화적 복원 작업이었다. 정조문은 점점 더 깊은 확신을 갖게 된다. “수집만으로는 부족하다. 이 유물들을 앞으로의 세대—특히 일본에서 자라는 재일동포의 2세, 3세—에게 보여주어야 한다.” 그 는 일본에서 한국의 문화가 점점 잊히고 왜곡되는 현실, 그리고 재 일동포 아이들이 자신들의 뿌리와 정체성을 잃어가는 모습을 보 며, 유물이 단순히 과거의 물건이 아니라 정체성과 기억을 잇는 다 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일본인과 세계인에게 한국 미술의 깊이를 보여주고 싶었던 그는 결국 모든 수집품을 공개적으로 보존하고 전시하기 위한 공 간이 필요하다고 느끼게 된다. 그렇게 1988년, 정조문은 자신의 집 터에 고려미술관(Koryo Museum of Art)을 설립하였다. 고려미술 관은 해외에서 ‘오직 한국 미술만을 위한’ 거의 유일한 사립 미술 관이자, 조선 백자를 비롯한 한국 고미술을 전문적으로 수장한 중 요한 문화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미술관의 출발점이 된 것은 다름 아닌 1955년 그가 1년 할부 로 구입했던 달항아리 한 점이었으며, 이 항아리는 지금도 미술관 컬렉션 가운데 가장 상징적인 작품으로 남아 있다. 정조문의 미술 관 설립은 단순한 문화 사업이 아니라, 식민과 전쟁, 분단을 겪으며 흔들린 한국 문화의 기억을 되살리고, 일본 속에서 재일동포와 한 국 문화의 가치를 지켜내기 위한 문화적 재생이자 정체성 회복의 실천이었다. 결국 정조문의 여정은 달항아리와의 운명적 만남이 불러온 감동에 서 시작해, 문화유산 수집, 기록, 보존, 그리고 미술관 설립으로 이 어졌으며, 그의 삶 전체는 한 점의 항아리가 일으킨 파동을 따라 한 국의 미와 정체성을 되찾는 긴 여정의 삶이었다. 예술을 통해 자기 자신을 다시 찾고, 한국 문화의 기억을 후대와 세

계에 전하려는 아주 숭고한 움직임이었다는 점 에서 깊은 존경심을 준다. 그리고 달항아리 안에 담긴 조선의 여백, 절제, 비대칭의 미감은 정조문뿐 아니라 지금 이 시대 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조용하지만 오래가는 아름다움”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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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염색 소메미술관 탐방

SPECIAL FEATURE

이 상 영 | 사단법인 한국공예가협회 홍보이사

소메 미술관( Musée de Somé Seiryu , 일본어: 染・ 清 流館, Somé Seiryū-kan )은 쿄토의 중심지에 위치한 세계 최초 의 염색 예술 전용 미술관이다. 일본의 전통 염색기법(染 め, somé )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을 중심으로 전시 한다. 쿄토의 예술적 전통을 알리기 위해 2006년 Somé Seiryu-kai(染・ 清 流 会 )’라는 단체에 의해 설립되었다. 이 미술관은 염색계를 대표하는 중견/원로 작가와 함께 새롭고 실험적인 신진 작가까지 아우르는 100여 명의 작 가들이 만든 500여 점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동 미술 관의 전시회 출신 작가들의 작품이 주요 레퍼토리를 형성 하고 있다고 한다. 전시는 정기적으로 교체되며 기획 전시, 그룹전, 개인전, 주제전 등으로 다양하다. <한일 국제공예교류전>에 참여 했던 작가들이 방문한 시기에는 ‘현대 염색의 병풍 축제 II - 기온 축제’전이 개최되고 있었다. 기온 마츠리의 요이야마 시즌에는 산보초의 오래된 가 문과 오래된 상점들이 대대로 물려받은 예술품과 가구로 장식하여 지나가는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하는 풍습이 있으며, 이는 축제를 유지해 온 마을 사람들의 문화를 알 수 있는 기회가 된다고 한다. 기온 축제는 기모노와 여러 공예품으로 장식되기도 하지만, 특히 많은 병풍(屛風)이 장식되어 ‘병풍 축제’로도 알려져 있다. 병풍은 일본 예술에서 대표적인 표현 형식이며, 그 가장 작은 구성 단위는 ‘일선(一扇)’라 부르고, 여섯 개가 연결 된 형태는 ‘육곡 병풍(六曲屛風)’이라 한다. 이러한 병풍 한 점을 ‘일척(一隻)이라 부르며, 두 점이 짝을 이루면 ‘일 쌍(一 双 )’이라 한다. 그 특징은 접이식 병풍을 구부려 어 디서든 독립적으로 전시할 수 있으며, 실제 생활이나 의 식 장소에서 사용될 때 즉시 예술 공간으로 변모한다는 점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미술관 소장품 중 이곡 병풍을 중심으 로 사곡 병풍, 육곡 병풍 등 총 20여 점을 전시하고 있다. 이 전시에서는 병풍 본래의 형태와 공간성을 살리는 데 중점을 두고 있으며 관람객이 직접 움직이며 화면의 변화 와 다양한 감상을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작품들은 전통적인 염색기법인 형염(型染), 유젠염(友 禅 染), 로케치(ロウケツ)염 등으로부터 현대적이고 실험 적인 기법까지 폭넓은 스타일을 아우른다. 작품들에 주로 나타나는 염색 기법들은 다음과 같다. 형염(型染, katazome, stencil dyeing)은 일본의 전통 염색기법으로, 종이 스텐실(형지, katagami)을 이용해 쌀 풀 저항제(노리)를 찍어낸 뒤 주로 쪽물(인디고)이나 천 연염료로 염색하는 방식이다. 도안을 반복시키고 복수의 제품 제작이 가능하게 하며, 형지에 새기는 것으로 생기 는 도안의 제약이 형염 특유의 간결하고 샤프한 아름다움 을 만들어낸다. 형염은 정교하고 반복적인 문양을 대량으 로 깨끗하게 표현할 수 있어 에도 시대부터 유카타, 기모 노, 이불지, 노렌(가게 입구의 발) 등에 널리 쓰였다. 유젠염(友 禅 染, yūzenzome )은 겐로쿠 시대(1688-1704) 쿄토에서 유래한 화려하고 정밀한 염색기법으로, 스텐실 (型紙) 또는 직접 패턴을 그리고 방염 후 여러 색상을 겹 쳐 염색하는 방법 등이 있다. 수채화처럼 세밀한 꽃·자연 모티프를 만들 때 적합하며 유카타, 기모노의 최고급 염 색기법이다. 현대에도 전통 공예의 주요 기법으로 계승되 고 있다. 로염( 蝋 結染, 로케치 조메, wax-resist dyeing, 납방염) 은 밀랍으로 방염함으로써 도안을 표현하는 염색 기법이 다. 인도네시아·자바의 바틱(batik)과 거의 같은 원리이 나, 일본 특유의 도구와 미감이 들어간 독자적인 스타일 로 근대에 들어 부흥된 기법이다. 다양한 독자적인 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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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염기법이 개발되었다. 특징은 밀랍으로 그린 부분에는 염료가 스며들지 않아 흰색(또는 원래 색)이 남고, 여러 번 반복하면 다색(多色) 로케치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주 로 쪽물(藍)이나 천연염료를 사용하여 진한 남색 바탕에 흰 문양이 아름답게 표현되며, 선이 부드럽고 살짝 번지 는 크랙클(crackle) 효과가 특징이다. 홀치기염(絞り染, shiborizome, Tie-dye)는 일본의 전통 염색기법으로, 천을 묶거나 꿰매거나 접는 등 물리적인 방법으로 방염하여 염료가 스며들지 않게 한 뒤 염색하 는 방식이다. 묶인 부분은 염료가 닿지 않아 흰색(또는 원 래 색)이 남고 풀면 독특한 무늬가 생긴다. 주로 쪽물(인 디고) 염색을 많이 하지만 화학염료 및 천연염료 모두 사 용할 수 있다. 세계적으로 비슷한 기법(타이-다이, 반다나 등)이 있으나 일본의 홀치기염(시보리)는 특히 정교하고 다양한 기법으로 유명하다. 홀치기염은 역사적으로도 교 카노코(쿄토에서 만드는 최고급 칸노코 시보리), 아리마 쓰 나루미조(에도시대(1600년대)부터 400년 넘게 이어 져 온 국가 지정 전통공예품으로 나고야시 미도리구가 유

명산지 임), 도쿠시마 아와가 있다. 또한, 현대에는 전통적 인 방법에 얽매이지 않는 ‘셰이프드 다이’라는 새로운 홀 치기 염색 기법에 의해 참신한 표현이 만들어지고 있다. 소메 미술관의 전시 공간은 다다미 바닥에 태양빛에 가 까운 자연광 느낌의 조명으로 설계되어 색채의 섬세함, 염색된 천의 질감, 빛의 투과나 반사 등 복합적 관점의 감 상을 가능하게 해준다. 단순한 ‘무늬 있는 천’이 아니라 ‘색채의 공간/풍경’으로 느낄수 있어서 작품이 가진 색채 나 미묘한 뉘앙스를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 다. 다양한 염색 예술의 매체(원단, 패브릭 아트, 벽걸이 용, 섬유 오브제)를 염두에 두고 설계되어 있어 공예라는 관념을 넘어서 염색기법의 전통성과 미술적 창의성이 만 나는 공간이 되고 있다. 소메 미술관은 단순한 공예관을 넘어서 염색이라는 매체 가 갖는 물성(천의 재질, 섬유, 염료, 흡수성 등)과 전통 기 술을 현대 미술의 감수성과 결합함으로써, 일본 전통과 현 대 예술의 접점을 보여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곡 병풍 디테일

이곡 병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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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사마 야요이 판화의 세계 교세라미술관 탐방

SPECIAL FEATURE

최 지 영B | 사단법인 한국공예가협회 기획이사

2025년 일본 교토시 교세라(Kyocera) 미술관 특별전 쿠사마 야요이 판화의 세계: 교세라미술관 탐방

번 전시는 《쿠사마 야요이 판화의 세계: 반복과 증식》이라는 제목으로, 작가의 예술 세계에서 중 요한 축을 차지하는 ‘ 판화(Print Works) ’ 를 조명 하는 전시였다. 쿠사마 야요이는 무한한 반복과 증식을 통해 삶과 죽음, 우주와 자아를 탐구해 온 작가이다. 특히 이번 전시는 작가의 고향인 마쓰 모토시 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방대한 판화 컬 렉션 약 330여 점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대중에 게 그녀의 판화 작품 세계를 심도 있게 소개하는 귀중한 기회를 제공하였다. 전시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번 특별전은 작가 특유의 모티브인 ‘ 점(Dot) ’ 과 ‘ 그물(Net) ’ 이 화면 안에서 무한히 반복되고 증식하는 과정을 통해 관람객에게 압도적인 시각적 경험을 선사하였다. 특히 이번 전시는 작가가 1970년대 후반 일본 귀 국 후 본격적으로 시작한 판화 제작 활동부터 현 재까지의 궤적을 총망라하며, 그녀의 예술적 변 화와 성숙 과정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입체적으 로 보여주는 전시였다. 2. 교세라 미술관: 역사와 현대가 공존하는 공간 전시가 열린 교토시 교세라 미술관은 1933년에 개관하여 현존하는 일본 공립 미술관 중 가장 오 래된 건축물이다. 웅장하고 고전적인 외관을 유 지하면서도 내부는 매우 넓고 쾌적하게 리모델링 되어 있었으며, 2020년에는 교토 건축상 최우수 상을 수상하며 건축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이곳 은 서양화, 일본화, 조각, 판화, 공예 등 근현대 미 술품 약 4,200여 점을 소장하고 있는 미술의 보 고이다. 쿠사마 야요이의 전시는 이 미술관의 현

주요 전시 정보 요약 | 전시명 | 쿠사마 야요이 판화의 세계: 반복과 증식 | YAYOI KUSAMA PRINT WORKS | | 장 소 | 교토시 교세라 미술관 신관 히가시야마 큐브 | Higashiyama Cube | | 기 간 | 2025년 4월 25일 (금) ~ 9월 7일 (일) | 약 4개월간 진행 | | 시 간 | 10:00 ~ 18:00 (입장 마감 17:30) | 휴관일 | 월요일 | (단, 4/28, 5/5, 7/21, 8/11은 개관) | | 입장료 | 성인 2,200엔 (당일권), 2,000엔 (사전/단체권) | 1. 전시에 대한 개요: ‘점(Dot)’을 넘어선 무한한 증식의 미학 2025년 봄, 교토의 대표적인 문화 공간인 교토시 교세라 미술 관에서 세계적인 현대미술의 거장, 쿠사마 야요이(草間彌生) 의 특별전이 개최되었다. 특히 전시는 전기(4/25~6/29)와 후기 (7/1~9/7)로 나뉘어 모든 작품이 교체 설치되므로, 두 번 방문하 더라도 새로운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 큰 특징이었다.

한일국제교류전 전시 일자와 맞춰 후기 기간으로 관람하였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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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적 감각이 돋보이는 신관 ‘ 히가시야마 큐브 ’ 에서 진행되어, 작 가의 전위적인 작품 세계를 더욱 효과적으로 돋보이게 하였다.

포토존

미술관 내부에서 보이는 풍경

적인 감각이 어우러진 독특한 작품들이 눈에 띄 었다. 특히 ’ 별자리(星座) ’ 를 연상시키는 점과 선 의 패턴들이 등장하며, 외부 우주와 내부 우주를 연결하는 작가 특유의 철학적 사유를 판화로 옮 겨낸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3) ‘꽃(花)’과 ‘호박(南瓜)’ 모티브의 다채로운 변주: 대중에게 가장 친숙한 모티브인 호박과 꽃 을 소 재로 한 판화 시리즈들이 집중적으로 전시되었 다. 그녀의 작품에서 호박은 생명력과 유머러스 함을, 꽃은 생명의 순환과 아름다움을 상징한다. 판화의 선명한 색채와 정교한 선묘는 이 모티브 들이 반복과 증식의 원리를 통해 어떻게 무한한 에너지로 변모하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주었다. 4) 최신작과 아카이브 자료: 마지막 섹션에서는 최 근에 제작된 판화 작품들과 함께 작가의 판화 작 업 과정을 엿볼 수 있는 아카이브 자료가 전시되 었다. 이를 통해 관람객들은 수십 년간 이어져 온 쿠사마 야요이의 예술적 열정과 판화 매체에 대 한 끊임없는 탐구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쿠사마 야요이 판화의 세계: 반복과 증식》 특별전은 현대미술 애호가뿐만 아니라 대중에게 도 쿠사마 야요이의 예술을 보다 깊이 이해하고 공감하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3. 전시의 구성과 특징: 판화로 만나는 쿠사마 야요이의 모든 것

이번 특별전은 쿠사마 야요 이가 판화를 통해 구현해낸 예술적 주제와 기법들을 네 가지 주요 섹션으로 나누어 전시하였다. 1) ‘증식(增殖)’ 시리즈와 콜라 주 기법의 탐구: 첫 번째 섹 션에서는 1970년대 후반부 터 1980년대 초반에 집중적 으로 작업했던 초기 판화 작 품들을 소개하였다. 작가는 기존의 드로잉이나 회화에서

공식 포스터

표현했던 ‘ 반복 ’ 의 개념을 판화라는 새로운 매체에 접목하였다. 특히 콜라주 기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판화지에 다른 이미지 나 재료를 덧붙이는 실험적인 시도를 통해, 그녀의 트레이드마크 인 ‘ 무한한 증식 ’ 의 개념을 시각적으로 구현해 내었다. 2) 기법적 다양성과 ‘별자리’ 모티브의 등장: 다음 섹션에서는 목판 화, 실크스크린 등 다양한 판화 기법을 능숙하게 구사하며 표현의 폭을 넓힌 시기의 작품들을 다루었다. 전통적인 판화 기법과 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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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 정원과 나무의 도시를 거닐다_교토 탐방기

SPECIAL FEATURE

김 경 원 | 사단법인 한국공예가협회 목칠공예분과 이사

지난 7월 7일부터 10일까지, 한국과 일본의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기념하는 한일국제공예교류전에 참가하기 위 해 3박 4일간 교토를 방문했다. 출장이나 여행을 가면 유명 관광지나 유적지를 둘러보는 것도 좋지만, 나는 늘 그 나라의 일상적 환경과 삶의 모습 을 살피는 편이다. 교토에서도 분주한 일정 틈틈이 그곳 의 풍경을 바라보며 거닐었다. 이른 아침마다 교토의 주택가를 걸으며 마주한 첫인상 은 단정하면서도 따뜻한 풍경이었다. 골목마다 들어선 주 택들은 현대적 재료를 사용하면서도, 어딘가에 목재의 따 스한 질감을 남겨두려는 흔적을 간직하고 있었다. 특히 현관 주변이나 담장, 창문틀에는 여전히 나무가 사용되어

한 깊이를 더하며, 자연과 함께 나이 들어가는 건축의 태 도를 보여주고 있었다.

교토의 주택에는 대개 작은 정원이 자리한다. 건축의 규 모가 크든 작든, 주거 공간이든 상업 공간이든 그에 맞는 크기의 정원을 꾸미고 있었다. 꽃과 나무, 돌과 자갈, 그 위를 덮은 이끼가 마치 거대한 자연의 축소판처럼 조화 와 질서를 품어낸다. 교토의 일반 가정에서 정원은 단순 한 조경이 아니라, 집과 자연을 이어주는 매개로 존재한 다. 작은 돌을 두어 물길을 암시하거나, 화분 하나에도 계

있어, 금속이나 콘크리트로만 지어진 건물과는 다른 온기 를 준다. 시간이 흐르며 나무의 표면은 빛바래고, 비와 햇 살에 닳아가면서도 자연스레 집의 일부가 된다. 이 과정 자체가 ‘살아 있는 재료’로서 목재의 특징을 드러내는 것 이었다. 목재는 세월 속에서 빛을 잃기보다 오히려 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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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감을 불어넣는 방식은 ‘한정된 공간에서 자연을 불러들 이는’ 일본적 정원 문화의 핵심을 보여준다.

체계는 도시의 질서를 넘어, 시민들의 생활 습관 속에 ‘공 유된 공간에 대한 배려’라는 문화를 깊이 스며들게 했다. 덕분에 도로는 단순히 이동을 위한 통로가 아니라, 건축 과 자연, 사람의 삶이 조화롭게 이어지는 도시의 풍경으 로 자리하고 있었다.

교토의 오랜 역사만큼 주택과 상가 등의 밀집도가 아주 높은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도심의 가로환경은 상당히 깨 끗하고 쾌적했다. 주택가의 골목길 어디에서도 무질서한 갓길 주차 차량을 볼 수 없었고, 좁은 길조차 안전하고 편 안하게 걸을 수 있었다. 이를 위해 교토시는 주택가 곳곳 에 공영주차장을 체계적으로 배치하고, 무단주차를 철저 히 단속하며, 위반 시 높은 과징금을 부과하는 등 도시 전 역에 세밀한 관리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다. 이 같은 관리

교토의 골목길을 거닐다 보면 낯선 목구조물을 종종 볼 수 있다. 건축물 벽면에 설치된 ‘이누야라이(犬矢 来 )’라는 장치였다. 나무나 대나무를 빗살처럼 엮어 벽을 따라 세 운 이 구조물은, 빗물로 인한 오염과 짐승으로부터의 훼 손을 막아주는 실용적인 장치였다. 그러나 그것은 단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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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 정원과 나무의 도시를 거닐다_교토 탐방기

SPECIAL FEATURE

방어 수단을 넘어, 집과 거리를 부드럽게 매개하는 일종의 ‘완충 공간’이기도 했다. 땅 위에 내려앉은 가벼운 울타리 처럼, 집이 곧장 거리에 맞닿지 않고 작은 숨결을 주고받는 여백을 마련하는 셈이었다. 이 작은 장치에서조차 일본인 이 자연과 마을 환경에 대해 얼마나 세심한 배려를 기울였 는지, 일상적 도구조차 미학의 차원으로 끌어올리는 태도 를 엿볼 수 있었다.

못 위로 붉은 다리가 뻗어 있고, 사계절마다 다른 색을 뽐 내는 나무들이 신궁의 건축과 함께 조화를 이룬다. 이는 종교적 공간에서 자연이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신성의 매 개체임을 보여준다. (사진12,13)

전시에 함께 참여한 선생님들과 잠시 시간을 내어, 교토 의 명소 가운데 특히 정원이 아름다운 곳들을 찾아 나섰다.

교토고쇼와 습취정, 헤이안 신궁 천황이 거주하던 교토고쇼(京都御所)는 일본 정원 미학 의 원형을 고스란히 간직한 공간이다. 고쇼 근방의 습취정 (拾翠亭)은 작은 연못과 정자가 조화를 이루며, 물과 돌, 나 무가 어우러지는 일본 전통의 ‘차경(借景)’ 미학을 보여준 다. 단순히 아름다운 경치를 가꾸는 데 그치지 않고, 자연 의 흐름을 일상 속으로 끌어들여 사색의 장을 마련하는 공 간이었다. 헤이안 신궁의 정원은 한층 장엄하다. 거대한 연

료안지 ― 고요한 돌, 끝없는 사유 교토에서 가장 방문하고 싶었던 곳이자, 깊은 인상을 남 긴 곳은 료안지(龍安寺)의 돌정원이었다. 15개의 돌이 흰 자갈 위에 놓여 있으나, 어느 위치에서 바라보더라도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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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한두 개는 시야에서 가려진다. 이는 의도된 불완전성, 곧 ‘완전함은 결코 인간의 눈에 다 담길 수 없다’는 철학 적 장치를 품고 있다. 정원은 한 그루의 나무도, 흐르는 물도 없이 철저히 비워져 있다. 그러나 그 비움은 공허가 아니라, 끝없는 상상과 해석을 불러일으키는 여백이었다. 나는 그 앞에 앉아 오래도록 눈길을 떼지 못했다. ‘정원은 바라보는 자의 마음을 비추는 거울’이라는 말이, 이곳에 서는 현실이 된다. (사진14,15,16)

교토에서의 경험은 일본인이 자연과 나무를 대하는 깊은 존중의 태도를 다시금 일깨워 주었다. 나무는 건축 재료 로만 쓰이지 않는다. 그것은 울타리가 되고, 정원의 주제 가 되며, 삶의 곁에서 계절을 알려주는 존재였다. 교토 사 람들은 좁은 땅에서도 작은 정원을 마련하고, 돌 하나, 이 끼 한 조각에도 의미를 부여한다. 나는 교토의 거리를 걸으며 깨달았다. 진정한 주거 문화 란 규모의 크고 작음에 있지 않다. 그것은 자연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일상 속에 어떻게 녹여내느냐의 문제였다. 교토의 주택과 정원, 그리고 그들의 정갈한 생활 태도는 자연과 인간이 함께 살아가는 길에 대한 오래된 답을 조 용히 들려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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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교정상화 60주년 한일국제공예교류전 전시리뷰

SPECIAL FEATURE

이 다 빈 | 수원대학교 미술대학 공예디자인과

1. 전시회 개요 •전시회 명: 2025 한일국제공예교류전 (JAPAN - KOREA Craft Exchange Exhibition) •전시 장소: 교토문화박물관 5층 (〒604-8183 京都市中京 区 三 条 高倉 京都文化博物館別館) •전시 기간: 2025.7.8(화) ~ 7.10(일) •관람 일시: 2025.7.8(화) •주최/주관: 교토공예미술작가협회, 한국공예 가협회 •입장료: 무료 2. 전시회 소개 『2025 한일국제공예교류전』은 한국과 일본의 공예 예술가들이 함께 참여하여 양국의 문화와 미적 감각을 교류하는 뜻깊은 자리입니다. 이번 전시는 단순한 작품 전시에 그치지 않고, 공예 를 매개로 서로 다른 전통과 문화, 현대적 해석 이 어떻게 어우러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문화 적 플랫폼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작품들은 금속, 도자, 섬유, 유리, 목칠 등 다양 한 공예 장르로 구성되었으며, 각각의 분야에서 전통 기법과 현대적 감성이 조화를 이루는 수준 높은 작품들이 출품되었습니다. 전시 공간은 국 가나 장르를 크게 구분시키지 않고, 서로 자연 스럽게 어우러지는 형태로 구성되어 관람객이 특정한 경계를 의식하지 않고 한국과 일본의 작 품을 비교하며 감상할 수 있도록 기획되었습니 다. 특히 한국 작가들의 조형적 절제미와 소재의 자 연스러움을 살리는 표현 방식, 그리고 일본 작

가들의 섬세하고 정교한 기술적 접근이 보여지면서도 조화를 이루 며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각 작가들은 ‘전통의 계승’, ‘자연과의 조화’, ‘개인의 기억과 감정’ 등 다양한 주제를 공예적 언어로 풀어 내며, 작품설명을 따로 두지않아 관람객들이 각자의 시선으로 작품 을 해석하며 조용한 몰입의 시간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교류전은 단순한 전시를 넘어, 양국 공예가들 간의 예술적 공 감대 형성과 상호 이해를 촉진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향후 정기적 인 교류 및 공동 창작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는 점에 서 더욱 의미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3. 주요 관람 작품 소개 [작품 1] •작품명: 기시리즈 ‘자연의 숨결’ | The Vigor Series ‘The Breath of Nature’ •작가명: 장영란 •재료 및 기법: 섬유 •작품 설명: 회화를 바탕으로 전통자수 기법을 넣어 자연스러운 붓 터치 같은 느낌을 자수로 표현. •관람 소감: 원래 ‘자수’라고 하면 작고 세심한 형태의 무늬와 질감 을 떠올리곤 했습니다. 그러나 장영란 작가님의 작품은 넓은 캔버 스 위에 화려하고 힘 있는 동세를 마치 붓터치처럼 자수로 표현 하고 있어 작품을 마주하는 순간 몰입감과 함께 압도적인 에너지 가 느껴졌습니다. 같은 자수 기법이라도 이처럼 강한 동세와 스케 일감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이, 제가 자수를 바라보는 방식 자체를 새롭게 바꿔놓았습니다. 자수가 섬세함만을 표현하는 매체가 아 니라는 점에서 이번 작품은 제 사고의 폭을 확장시켜준 매우 인 상 깊은 경험이었습니다. [작품 2] •작품명: 青 白磁菱文流れ文六角合子 | Blue-White Porcelain Box with Flowing Carved Hishi Patte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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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명: ピーター ハーモン Peter HAMANN •재료 및 기법: 도예 •작품 설명: 물레성형을 기법으로 음각의 마름모 패턴과 은은한 푸 른색 색감이 돋보이는 작품. •관람 소감: 폭포의 윤슬을 연상시키는 마름모 패턴은 보는 것만으 로도 감성적인 아름다움을 자극합니다.마름모꼴의 음각 위에 은 은하게 올라앉은 유약의 색감 변화와 질감은 그 기법이 어떻게 구현되었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일으킵니다. 정확하게 맞물 리는 합의 형태 위에 단 하나의 틀어짐도 없이 반복되는 패턴은, 작가의 높은 숙련도는 물론, 이 작품이 얼마나 많은 실험과 치밀 한 과정을 거쳐 완성되었는지를 보여줍니다. [작품 3] •작품명: 히말라야시다 | Himalayan cedar •작가명: 홍동희 •재료 및 기법: 섬유 •작품 설명: 머신스티칭을 활용한 블랙과 레드 컬러감의 대비로 강 렬한 인상을 주는 작품. •관람 소감: 이 작품을 처음 마주했을 때 가장 먼저 느껴졌던 감정 은 압도감이었습니다. 검은 배경과 강하게 대비되는 붉은 색감은 시각적으로 강렬한 인상을 주었고 화면 안에서 굳건히 자라나는 듯한 히말라야시다의 형상은 단순한 나무를 넘어 극한의 환경 속 에서도 뿌리내리고 생명을 이어가는 존재의 상징처럼 다가왔습 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나무의 끝이 화면 안에서 모두 드 러나지 않고 잘려 있음으로써 시선을 작품 바깥으로 확장시키는 연출이었습니다. 촘촘하게 이어진 붉은 선들은 마치 계속해서 뻗 어나가는 가지처럼 보였고 이러한 구성은 작품 전체에 끊임없는 생명력과 성장의 흐름을 부여하고 있었습니다. 작품의 색감, 구 도, 그리고 선의 밀도에서 느껴지는 그 에너지는 단순한 시각적 요소를 넘어, 생명의 본질과 자연의 강인함에 대한 깊은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 듯하여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작품이었습니다.

[작품 4] •작품명: Jesus said to him •작가명: 塩 冶友未子 ENYA Yumiko •재료 및 기법: 도예 •작품 설명: 책형태의 도자기로 연출과 질감표 현이 인상적인 작품 •관람 소감: 이 작품은 상상 속에서나 존재할 법한 형태를 도자 재료로 사실감 있게 구현해 낸 점이 매우 인상 깊었습니다. 두꺼운 책의 형상 위에 거칠게 얽힌 사슬은 단순한 조형을 넘어 강한 상징성을 지니고 있었고 이를 통해 마치 무언가가 봉인되어 있다는 인상을 받았 습니다. 책 속에 새겨진 음각 문장들과 사슬이 라는 오브제는,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지식 의 억압’이나 ‘진리에의 접근을 가로막는 구 조’ 를 시각적으로 표현한 듯했습니다. 특히 이 책이 현실 속의 책이라기보다 신화나 상징 적 세계에서 온 물건처럼 느껴졌다는 점이 인 상적이었습니다. 형태적 완성도와 동세가 잘 살아 있었고 단단한 재료임에도 불구하고 책 장이 휘어진 듯한 표현이나 거친 표면 질감은 실제와 같은 생생함을 전해주었습니다. 이러 한 세밀한 표현은 작품의 기법에 대한 궁금증 을 자극하며 관람자로 하여금 오래도록 시선 을 머물게 만들었습니다. 전체적으로 색감, 질 감, 조형성이 조화를 이루며 작품 자체가 강 한 존재감을 갖고 있었고 도자라는 재료가 전 달할 수 있는 상징성과 표현의 깊이를 다시 생각해보게 만든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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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교정상화 60주년 한일국제공예교류전 전시리뷰

SPECIAL FEATURE

4. 개인적인 느낀 점 및 배운 점 도자 전공을 공부하고 있는 학부생의 입장에서 이번 전시는 단순한 관람을 넘어, 선배 공예가분들의 깊이 있는 작업 세계 를 마주하는 배움의 시간이었습니다. 각 작품마다 담긴 조형 감각과 재료에 대한 이해, 그리고 기술적인 완성도가 매우 뛰 어나, 공예라는 매체가 지닌 표현 가능성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점은, 전통적인 기법을 단순히 계승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각 작가들이 자신만의 시선과 해석을 담아 현대 적으로 풀어낸 방식이었습니다. 그 안에는 수십 년의 경험과 사유가 자연스럽게 녹아 있었고, 보는 내내 그 무게감과 진정 성이 느껴졌습니다. 작품을 단순히 ‘예쁘다’고 감상하기보다는, ‘왜 이런 형태를 선택했을까’, ‘어떤 기법과 과정을 거쳤을까’, ‘이 질감은 어 떻게 구현되었을까’ 등, 학부생으로서 재료와 기법에 대한 궁 금증과 고민을 자연스럽게 떠올릴 수 있었던 점도 큰 배움이 었습니다. 무엇보다, 한 사람의 작가로 나아가기 위해 얼마나 깊은 몰입 과 성찰이 필요한지, 그리고 기술을 넘어 감성과 철학이 담긴 작품이 얼마나 큰 울림을 주는지를 현장에서 직접 체감할 수 있었던 점이 가장 큰 배움이었습니다. 이번 전시는 도자라는 재료를 다루는 후배로서, 선배 작가 님들의 작품을 바라보며, 앞으로 나만의 언어와 방식으로 작 품을 표현할 수 있는 힘을 길러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해 준 뜻깊은 경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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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핸드아티코리아 핸코스테이지 특강

SPECIAL REPORT

신 자 경 | 사단법인 한국공예가협회 이사

2025년 핸드아티코리아 핸코스테이지에서는 행사 관람 객이 금속 작품 제작 과정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금 속 작품의 탄생’이라는 제목으로 금속 가공의 기초 기법 을 설명하고 서울대학교 공예과 금속공예 전공 교수진과 학생들의 작품을 함께 소개하였다. 금속 작품은 어떻게 탄생할까? 금속으로 이루어진 수 많은 사물은 우리의 일상 속에 자리하고 있지만, 그것들 이 어떤 과정을 거쳐 제작되는지 직접 확인할 기회는 많 지 않다. 금속을 가공하고 마감하는 방식은 매우 다양하 지만, 기본적인 금속 가공 기법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금속 덩어리를 두드려 늘리며 형태를 만드는 단조 기법, 둘째, 금속 판재를 자르고 구부리고 변형하여 만드는 판금 기법, 셋째, 금속을 녹여 형틀에 부어 원하는 형태를 얻는 주조 기법이다.

[ 그림 2 ] 서빙 스푼 | with 4 fingers | 신자경 은 괴를 단조하여 제작되었다.

만들고, 동시에 금속에 단단함과 탄성을 더하기 위해 사 용된다. 일상에서 볼 수 있는 철제 담장이나 숟가락 등이 전통적으로 이러한 단조 기법으로 제작된다.

둘째, 판 형태의 금속 재료를 자르고 구부리며 두드려 가공하는 판금 기법은 금속 판의 변형 정도에 따라 크게

첫째, 금속 덩어리를 두드려 늘려가며 가공하는 단조 기 법은 한 덩어리 안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두께 변화를

[ 그림 1 ] 스푼 | 더 좋은 것 II | 신자경 은 괴를 단조하여 제작되었다.

[ 그림 3 ] 조명 | Shed | 안혜민 알루미늄 판을 자르고 구부린 뒤, 나사로 조합하여 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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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6 ] 오브제 | Floraflame_T | 유지은 은판을 자르고 두드려 유기적인 형태로 성형하였다.

[ 그림 4 ] 커피 드리퍼 | Dripper with Cupronickel Handle | 김수찬 구리 판을 자르고 두드려 곡선을 만든 후, 은땜으로 접합하여 제작하였다.

두 가지 방식으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종이로 무언가를 만들듯 금속 판을 단순히 자르고 구부린 뒤 접합하여 형 태를 만드는 방식이고, 다른 하나는 얇은 흙판을 다루듯 금속 판을 얇은 덩어리로 보고, 이를 미세하게 움직여 자 유롭고 유기적인 형태를 구현하는 방식이다.

[ 그림 7 ] 금속 판을 두드릴 때 받침 역할을 하는 다양한 모양의 모루 | 서울대학교 금속공예 전공 모루실

셋째, 금속을 녹여 형틀에 부어 원하는 형태를 얻는 주 조 기법은 앞서 소개한 단조나 판금 기법으로는 만들기 어려운 세밀한 표현을 구현하거나, 동일한 형태를 여러 개 복제할 때 사용된다. 일상에서는 펜던트나 반지 같은 장신구가, 더 큰 규모에서는 광화문의 세종대왕 동상이나 이순신 장군 동상 등이 주조 기법으로 제작된다.

[ 그림 5 ] 오브제 | Rhythm : 3 beats | 최미서 구리 판을 자르고 두드려 유기적인 형태로 성형한 뒤, 은도금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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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핸드아티코리아 핸코스테이지 특강

SPECIAL REPORT

[ 그림 8 ] 팔찌 | Pillar 1 | 김희선 구조가 복잡한 유닛을 주조 기법으로 제작한 후 이를 조립하여 만든 팔찌로, 왼쪽처럼 닫힌 형태를 양옆으로 잡아당기면 내부 구조 에 의해 동그랗게 펼쳐진다.

[ 그림 10 ] 녹인 금속을 부을 틀을 제작하기 위한 선행 과정으로, 원형이 되는 왁스 의 무게를 측정하여 필요한 금속 양을 산출하고 있다. | 홍규만

짧은 특강이었지만, 기법에 관한 설명과 다양한 예시 작품을 통 해 금속 작품이 탄생하는 과정을 쉽게 전달하였다. 이번 특강이 금속 작품의 제작 원리와 기법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계기가 되 었기를 바라며, 동시에 이러한 이해가 공예에 대한 흥미와 관심 을 한층 더 높이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 그림 9 ] 오브제 | 2G-06: Like Mother, Like Son | 홍규만 60% 은과 40% 구리 합금(시부이치)을 녹여 틀에 붓는 주조 기법으로 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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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레이션, 새로운 창작의 길을 열다

SPECIAL REPORT

이 상 미 | 사단법인 한국공예가협회 섬유공예분과

새로운 개념과 아이디어라는 것이 있을까요? 예술과 노 동에서 완전한 100% 창작이라는 것이 있을까요? 우리는 세상과 공명함으로써 존재합니다. 우리의 언어와 생각 역 시 우리 시대의 흐름 안에서 만들어집니다. 따라서 모든 생각과 작품들은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성을 담을 수밖에 없지요. 지금 스스로 새로운 창작이라고 여기며 만들고 있는 작품들도 의식하지 못하는 나의 기억 속에서 이루어 지는 카피(copy)이거나 아니면 자기 자신의 작품을 카피 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과연 창작은 없는 것일까요? 저의 개인적인 생각 으로 창작은 “확장”이라고 생각합니다. 물체의 한 면을 보다가 다양한 면을 보게 되고, 다면체가 있는 공간을 발 견하고, 또는 보이지 않는 공간까지도 알게 되는 것처럼 개념 및 사유의 확장과 다변화가 창작의 열쇠라고 생각합 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여러 작품들을 조합하고 배치하는 전시 큐레이션의 중요성을 생각하게 됩니다. 큐레이션이 야말로 확장의 길이기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큐레이션의 범위도 창작이며 큐레이션의 방법도 창작입니다. 그러니 까 작가의 창의성이 담긴 작품만이 아니라 큐레이션의 전 과정이 모두 하나의 창작작업이 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개인의 견해를 중심으로 전시 큐레이션에 대해 조사해 보 았습니다. 큐레이션과 스토리텔링 이미 오래 전부터 갤러리에 작품을 걸고 조명을 비추는 전통적인 방법의 전시보다는, 새로운 전시 기획(큐레이 션)과 작가의 스토리텔링에 관심을 두는 전시들이 많아지 고 있습니다. 전시는 단순히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관람 객과의 시각적이고 개념적인 소통을 통해 작품에 생명이 부여되는 순간입니다. 전시를 통해 작품과 관람객이 공식

적으로 만나 사회적 해석을 얻고, 비평의 대상이 되고, 기 록되고 공유되는 것입니다. 같은 작품일지라도 전시 공간의 변화에 따라 그 작품의 의미가 변화할 수 있습니다. 어떤 주제, 어떤 방법으로 보 여주느냐에 따라서도 의미가 달라집니다. 그래서 전시 디 자인(큐레이션)은 작품해석에 큰 영향을 줍니다. 최근 전 시기획의 변화를 보면 미술관뿐만 아니라 개인 전시관, 대체 공간 등 전시 공간들이 다양해졌고, 관람객과의 공 감을 중요하게 주목하고, 미디어 등을 이용한 다양한 감 각 체험을 가질 수 있는 큐레이션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전시 공간과 방법의 전환 – 공간 이동 최근 국내 전시 큐레이션에 눈에 띄는 변화가 있습니다. 그것은 미술관 밖의 전시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였다는 점 입니다. 우리가 경험했듯이 병원, 호텔 아트 페어, 코엑스 아트 페어, 폐교 전시 등 많은 예들이 있습니다. 또 하나 는 멀티미디어를 기반으로 한 공간 체험형 전시가 많아 졌고, 미디어아트와 조형 설치 중심으로 큐레이션이 확장 되고 있습니다. 브랜드와 아트 협업의 급증도 눈에 띄는 큐레이션 중 하나입니다. 이는 브랜드가 미술관 역할을 하며 기획 전시를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것으로써 Prada Mode, Gentle Monster의 하우스 프로젝트, LF·현대백 화점의 아트 콜라보 등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이런 큐레 이션 변화의 기본적 개념은 작품을 걸고 조명을 맞추는 기존 전시 방법에서 벗어나 관객의 경험을 중요시하고, 작품을 보는 관객이 전시의 주체가 되는 양상으로 변화하 는 것을 보여줍니다.

런던과 파리의 큐레이팅 전시 공간의 다변화, 관람객의 체험형 전시, 콜라보 등 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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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레이션, 새로운 창작의 길을 열다

SPECIAL REPORT

내, 해외의 큐레이션의 변화는 같습니다. 그 러나 획기적인 기획을 실현하는데 있어서 시 민적인 공감, 창의적 기획에 대한 적극적인 시의 지원, 예술 문화에 대한 시민들의 자긍 심 등으로 예술의 큐레이션은 한계를 두지 않고 자유롭게 생각들을 풀어내고 있었습니 다. 역사적 스토리텔링, 문화적 서사성의 다 양한 표현을 인정하고 예술로써 자유로운 전 시 큐레이션들이 도드라져 보였습니다. 그 렇게 전시 큐레이션을 통해 사회적 쟁점, 정 체성, 문화적 다양성, 기술, 일상, 역사성, 시 장성 등 이 모든 것을 아우르는 ‘복합 경험 의 장’으로 철학적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큐 레이터들은 단순히 작품을 고르는 사람을 넘 어서, 문화의 맥락, 사회적 담론, 공간과 경험 설계, 세계시장과 지역 생태계의 연결자가 되 는 것입니다. 즉, 최근 전시는 점점 ‘미술 → 문화 전반’, ‘작업실 → 사회’, ‘사적 표현 → 공적 담론’으로 그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고 볼 수 있습니다. 제가 런던과 파리에서 본 전시들 중에 특별했던 전시를 예를 들어 보 고자 합니다. 개인적 감상과 감각에 따른 평 가임을 기억해 주시기 바랍니다. 1) 런던 프라다 모드의 ‘The Audience’ 전시 이 전시는 내가 무엇을 감상해야 할지 찾아 야 하는 특별한 경험을 준 전시기획이었습니 다. “누가 누구를 관찰하는가? 관객인가? 작 품인가?”라는 경계를 희미하게 만들었고, ‘관 람’이라는 행위 자체를 관람객들이 물러서서

바라보게 하는 파격적인 실험이었습니다. 전시관을 영화관처럼 만들 었고 하이퍼리얼리즘(hyperrealistic) 조각들이 마치 실제 관객처럼 객석에 앉아 있었습니다. 영화는 흐릿하게 보입니다. 관람객들은 하이 퍼리얼리즘(hyperrealistic) 조각품이 있는지 모를 수도 있습니다. 영 상은 흐릿하지만 등장인물의 대사는 또렷하게 들립니다. 관람객은 객 석에 앉아 영화를 보는 것이 아니라 듣고 있는 것이 됩니다. 전시에서 작품과 관람자가 바뀌어 구경하는 관람자들이 작품이 되고, 만들어 놓은 상영관은 영상과 소리의 주체가 바뀌어 소리로 보는 영화로 주 체가 바뀌는 큐레이션이었습니다. 저는 이 경험을 통해 “내가 무엇을 관찰하는가?”, “관객인가? 작품인가? 내가 작품인가?”라는 질문을 던 지며 전시 개념을 근원적으로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보여야 할 것은 흐릿하고, 영화 속 등장인물들의 대화 소리는 선명합니다. ‘보아 야 할 전시’가 ‘들어야 하는’ 전시로 바뀐 큐레이팅도 놀라웠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 공간은 단지 영화 상영 외에 토크, 퍼포먼스, DJ 셋, 필 름 상영, 라이브 공연 등이 포함된 복합 문화 프로그램이 함께 운영되 면서, 시각예술 · 음악 · 대담이 함께 어우러지는 ‘살아 있는 문화 공 간’으로 전시 디자인(큐레이션)을 하고 있었습니다.

2) Peter Doig 의 ‘House of Music’ 전시 Peter Doig는 작업을 할 때 음악이 이미지를 만들 때가 종종 있다고 합니다. 작가에게 있어서 노래는 매우 시각적일 수 있고, 노래가 불러 일으키는 이미지는 작품 이미지를 더 강화할 수 있기에 전시 팀은 음 향이 있는 전시로 큐레이션을 했습니다. 단순히 그림을 보여주는 것 이 아니라, ‘사람들이 머물고 싶고 기억하고 싶어지는 공간’을 만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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놓은 것이죠. 즉 갤러리를 흰 벽의 전시장이 아니라, 거실이나 친숙한 장소처럼 소파와 스피커를 들여놓고 음악을 들려주고 있습니다. 음악 과 함께 공간을 재구성하여 회화 작품을 병합함으로써 바닥에 앉아 머물고 싶게 만듭니다. 들리는 익숙한 멜로디들은 관람자들 저마다의 기억을 불러내어 작품 이미지와 융합하도록 하는 전시기획이었습니 다. 전시가 갤러리 벽에 걸린 작품을 보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미술관 도 ‘살고, 듣고, 쉬고, 머무는 공간’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계를 흐리려는 실험적 작품들을 선보였습니 다. 스트리트 아트, 팝 아이콘, 컨템포러리 아 트라는 서로 다른 영역의 경계를 무너뜨리며, 새로운 영역을 보여주는 놀라운 큐레이션이 었습니다.

이처럼 예술의 세계는 도전적이고 모험적이 며 새로운 시도와 경계를 허무는 것에 과감 합니다. 이런 시대에 살면서 우리는 알게 모 르게 예술적인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창작 과 도전은 우리의 사방에 있습니다. 그런데도 자신에게 주입된 세계관과 고정관념, 고착된 예술에 대한 이해에 머물러 창조적인 사유와 도전에 머뭇거린다면 앞서 언급한 전복적인 큐레이션들에서 불협화음을 느끼게 될 것입 니다. 전시기획 및 큐레이션 감각을 파악하면 예술을 보다 풍성하게 경험하고 우리의 감각 역시 크게 확장될 것입니다. 작가나 전시기 획자의 경우에도 큐레이팅을 통해 새로운 창 조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늘 다르게 큐레이 팅하는 이들의 새로운 도전은 신선한 세계를 열고 정해진 규정을 흔들고, 고착된 개념들을 다시 돌아보게 하지 않을까요?

3) 합동 작업을 전시한 ‘Triple Trouble’ Newport Street Gallery는 Damien Hirst의 작업실이자 그의 개인 소장품 전시를 위한 공간으로 만들어진 갤러리입니다. 이곳에서 진행 된 Triple Trouble은 세 명의 예술가 Shepard Fairey, Damien Hirst, Invader의 개별 작품뿐 아니라, 세계적인 작가인 3명의 대표 이미지 들이 융합된 협력 작품(collaboration works)으로 보여주는 전시였습 니다. 회화, 조각, 설치, 모자이크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면서, 파인 아트(fine art)와 ‘스트리트 아트, 팝 아이콘, 상업 그래픽’의 경계를 허 무는 실험적이고 파격적인 조합을 시도했습니다. ‘OBEY’ 그래픽 포스터 스타일, Hirst의 점(dot) 회화와 메디컬 오브 제, Invader의 픽셀과 모자이크 등 세계적인 작가의 대표 이미지가 서 로 뒤섞이면서, 예상치 못한 새로운 조형을 만들어져 전시되고 있었 습니다. 예를 들면 Hirst의 ‘스팟 페인팅’(spot paintings)이나 약물 알 약이 담긴 캐비닛을 Invader의 픽셀 모자이크로 변형하거나, Fairey 의 그래픽·포스터에 언어를 얹는 등 각 예술가들의 대표 이미지를 섞 어서 ‘fine art vs. street art, 컨셉추얼 아트 vs. 팝 그래픽’ 사이의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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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CRAFTS COUNCIL

대한민국예술원, 공예가협회 1대, 13대 이사장 강찬균 구술채록 발간

NEWS

강 찬 균 | 사단법인 한국공예가협회 고문

2025년 대한민국예술원은 어느덧 5년째를 맞은 ‘대한민 국예술원 구술채록 사업’의 일환으로 앞선 14권에 이어 15권 - 18권에 해당하는 4권의 책을 새롭게 출간했다. 그 중 제 16권은 한국 금속공예 1세대로서 장인이자 교육자, 공예가협회 1대, 13대 이사장을 역임하신 강찬균 고문님 에 관한 것이다. “강찬균 금속공예가는 ‘금속공예 1세대’로 불린다. 전통 과 현대, 해학과 민화풍의 폭넓은 주제와 다양한 소재의 융합, 새로운 기법으로 금속공예의 일가를 이뤘다는 평가 다. 특히 돋을새김 등 조선조와 6.25를 거치면서 맥이 끊 긴 금속공예의 전통기법을 복원한 공로를 인정받는다. 서 울대 학교의 상징이 된 ‘샤’자 정문을 건립했으며, 보신각 새종을 디자인하고 조각하기도 했다. 오롯이 금속공예 외길 인생이었다. 대학에서 강의하고 작 업실에서 작품 활동을 하는 것 외 일상사에 관심을 두지 않는 길을 걸어왔다. 심지어 가족 기념일마저 잊기 일쑤 여서 가족들로부터 ‘바보’라는 별명까지 얻을 정도였다. 타고난 재능으로 작품활동에 매진한 덕에 독보적인 최고 의 자리에 오른 것이다. 일제강점기인 1938년 인천에서 태어나 자랐으며 부친이 운영하던 약방 건물이 해방 후 정부에 수용되면서 집안 살림이 어려워졌다. 어머니의 삯 바느질로 생계를 꾸려야 하는 가난 탓에 굴곡진 성장기를 겪었다. 인천 창영초등 학교, 인천중학교, 인천고등학교를 거쳐 서울대학교 미술 대학에 진학했다. 초등학교 때부터 각종 미술대회 상을 휩쓸 만큼 재능을 보였으나 가난 탓에 미술 공부를 제대로 하지 못했으며, 대학 진학 때도 전공을 회화나 공예같은 정통 미술이 아 닌 미학과로 진학했다. 그러나 집안 형편 때문에 1학년 때

휴학했고, 휴학 기간 동안 각종 미술 공모전에 응모해 상 금을 타면서 등록금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되자 복학하 면서 응용미술과로 과를 옮겼다. 대학 재학 중인 1962년 공보부 주최 제1회 신인예술상전 에서 장려상을 수상한 데 이어 1966년 상공부 주최 제1회 대한민국산업디자인전 대통령상, 1966년 제1회 상공미전 대통령상, 1967년 문화공보부 주최 제17회 국전 문공부 장관상 수상 등 국가 주최 각종 공모전에서 잇달아 수상 해 예술가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1971년, 1977년 두 차례의 이탈리아 연수는 금속공예가로 서의 전문성을 다지는 계기가 되었다. 이를 통해 돋을새 김 등 국내에서 맥이 끊긴 금속공예 전통기법들을 복원했 다. 또한 처음으로 금속공예 기법 교과서를 집필해 서울 대학교의 교육 기반을 마련했다. 70년간 500여 점의 작품을 제작하였으며 개인전 7차례 외 수많은 단체전, 국제교류전을 열었다. 1989년 제1회 목양공예상, 2003년 옥조근정훈장을 받았다. 2018년에는 금속공예가로는 처음으로 대한민국예술원 정회원으로 입회하였다. 서울대학교 교수로 34년간 근무했으며 현재 는 명예교수이다.” -『대한민국예술원 회원구술총서 16 강찬균』 표지에 실린 소개 글 에서 발췌 살펴본 책은 귀한 이야기와 사진 자료로 채워져 있다. 이 기록은 한 예술가의 연대기를 넘어, 한국 공예문화가 일 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이라는 어려운 시대를 지나 어떻게 형성되고 발전해 왔는지를 후대에 전하는 의미 있는 자료 이다. - 작성자 금속공예분과 출판이사 신자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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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 MAGAZINE Vol.81 _ 202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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