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한국공예가협회 제81호 한국공예

교토, 정원과 나무의 도시를 거닐다_교토 탐방기

SPECIAL FEATURE

김 경 원 | 사단법인 한국공예가협회 목칠공예분과 이사

지난 7월 7일부터 10일까지, 한국과 일본의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기념하는 한일국제공예교류전에 참가하기 위 해 3박 4일간 교토를 방문했다. 출장이나 여행을 가면 유명 관광지나 유적지를 둘러보는 것도 좋지만, 나는 늘 그 나라의 일상적 환경과 삶의 모습 을 살피는 편이다. 교토에서도 분주한 일정 틈틈이 그곳 의 풍경을 바라보며 거닐었다. 이른 아침마다 교토의 주택가를 걸으며 마주한 첫인상 은 단정하면서도 따뜻한 풍경이었다. 골목마다 들어선 주 택들은 현대적 재료를 사용하면서도, 어딘가에 목재의 따 스한 질감을 남겨두려는 흔적을 간직하고 있었다. 특히 현관 주변이나 담장, 창문틀에는 여전히 나무가 사용되어

한 깊이를 더하며, 자연과 함께 나이 들어가는 건축의 태 도를 보여주고 있었다.

교토의 주택에는 대개 작은 정원이 자리한다. 건축의 규 모가 크든 작든, 주거 공간이든 상업 공간이든 그에 맞는 크기의 정원을 꾸미고 있었다. 꽃과 나무, 돌과 자갈, 그 위를 덮은 이끼가 마치 거대한 자연의 축소판처럼 조화 와 질서를 품어낸다. 교토의 일반 가정에서 정원은 단순 한 조경이 아니라, 집과 자연을 이어주는 매개로 존재한 다. 작은 돌을 두어 물길을 암시하거나, 화분 하나에도 계

있어, 금속이나 콘크리트로만 지어진 건물과는 다른 온기 를 준다. 시간이 흐르며 나무의 표면은 빛바래고, 비와 햇 살에 닳아가면서도 자연스레 집의 일부가 된다. 이 과정 자체가 ‘살아 있는 재료’로서 목재의 특징을 드러내는 것 이었다. 목재는 세월 속에서 빛을 잃기보다 오히려 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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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 MAGAZINE Vol.81 _ 202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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