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한두 개는 시야에서 가려진다. 이는 의도된 불완전성, 곧 ‘완전함은 결코 인간의 눈에 다 담길 수 없다’는 철학 적 장치를 품고 있다. 정원은 한 그루의 나무도, 흐르는 물도 없이 철저히 비워져 있다. 그러나 그 비움은 공허가 아니라, 끝없는 상상과 해석을 불러일으키는 여백이었다. 나는 그 앞에 앉아 오래도록 눈길을 떼지 못했다. ‘정원은 바라보는 자의 마음을 비추는 거울’이라는 말이, 이곳에 서는 현실이 된다. (사진14,15,16)
교토에서의 경험은 일본인이 자연과 나무를 대하는 깊은 존중의 태도를 다시금 일깨워 주었다. 나무는 건축 재료 로만 쓰이지 않는다. 그것은 울타리가 되고, 정원의 주제 가 되며, 삶의 곁에서 계절을 알려주는 존재였다. 교토 사 람들은 좁은 땅에서도 작은 정원을 마련하고, 돌 하나, 이 끼 한 조각에도 의미를 부여한다. 나는 교토의 거리를 걸으며 깨달았다. 진정한 주거 문화 란 규모의 크고 작음에 있지 않다. 그것은 자연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일상 속에 어떻게 녹여내느냐의 문제였다. 교토의 주택과 정원, 그리고 그들의 정갈한 생활 태도는 자연과 인간이 함께 살아가는 길에 대한 오래된 답을 조 용히 들려주고 있었다.
37
KOREAN CRAFTS COUNCIL
Made with FlippingBook Annual report mak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