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레이션, 새로운 창작의 길을 열다
SPECIAL REPORT
내, 해외의 큐레이션의 변화는 같습니다. 그 러나 획기적인 기획을 실현하는데 있어서 시 민적인 공감, 창의적 기획에 대한 적극적인 시의 지원, 예술 문화에 대한 시민들의 자긍 심 등으로 예술의 큐레이션은 한계를 두지 않고 자유롭게 생각들을 풀어내고 있었습니 다. 역사적 스토리텔링, 문화적 서사성의 다 양한 표현을 인정하고 예술로써 자유로운 전 시 큐레이션들이 도드라져 보였습니다. 그 렇게 전시 큐레이션을 통해 사회적 쟁점, 정 체성, 문화적 다양성, 기술, 일상, 역사성, 시 장성 등 이 모든 것을 아우르는 ‘복합 경험 의 장’으로 철학적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큐 레이터들은 단순히 작품을 고르는 사람을 넘 어서, 문화의 맥락, 사회적 담론, 공간과 경험 설계, 세계시장과 지역 생태계의 연결자가 되 는 것입니다. 즉, 최근 전시는 점점 ‘미술 → 문화 전반’, ‘작업실 → 사회’, ‘사적 표현 → 공적 담론’으로 그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고 볼 수 있습니다. 제가 런던과 파리에서 본 전시들 중에 특별했던 전시를 예를 들어 보 고자 합니다. 개인적 감상과 감각에 따른 평 가임을 기억해 주시기 바랍니다. 1) 런던 프라다 모드의 ‘The Audience’ 전시 이 전시는 내가 무엇을 감상해야 할지 찾아 야 하는 특별한 경험을 준 전시기획이었습니 다. “누가 누구를 관찰하는가? 관객인가? 작 품인가?”라는 경계를 희미하게 만들었고, ‘관 람’이라는 행위 자체를 관람객들이 물러서서
바라보게 하는 파격적인 실험이었습니다. 전시관을 영화관처럼 만들 었고 하이퍼리얼리즘(hyperrealistic) 조각들이 마치 실제 관객처럼 객석에 앉아 있었습니다. 영화는 흐릿하게 보입니다. 관람객들은 하이 퍼리얼리즘(hyperrealistic) 조각품이 있는지 모를 수도 있습니다. 영 상은 흐릿하지만 등장인물의 대사는 또렷하게 들립니다. 관람객은 객 석에 앉아 영화를 보는 것이 아니라 듣고 있는 것이 됩니다. 전시에서 작품과 관람자가 바뀌어 구경하는 관람자들이 작품이 되고, 만들어 놓은 상영관은 영상과 소리의 주체가 바뀌어 소리로 보는 영화로 주 체가 바뀌는 큐레이션이었습니다. 저는 이 경험을 통해 “내가 무엇을 관찰하는가?”, “관객인가? 작품인가? 내가 작품인가?”라는 질문을 던 지며 전시 개념을 근원적으로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보여야 할 것은 흐릿하고, 영화 속 등장인물들의 대화 소리는 선명합니다. ‘보아 야 할 전시’가 ‘들어야 하는’ 전시로 바뀐 큐레이팅도 놀라웠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 공간은 단지 영화 상영 외에 토크, 퍼포먼스, DJ 셋, 필 름 상영, 라이브 공연 등이 포함된 복합 문화 프로그램이 함께 운영되 면서, 시각예술 · 음악 · 대담이 함께 어우러지는 ‘살아 있는 문화 공 간’으로 전시 디자인(큐레이션)을 하고 있었습니다.
2) Peter Doig 의 ‘House of Music’ 전시 Peter Doig는 작업을 할 때 음악이 이미지를 만들 때가 종종 있다고 합니다. 작가에게 있어서 노래는 매우 시각적일 수 있고, 노래가 불러 일으키는 이미지는 작품 이미지를 더 강화할 수 있기에 전시 팀은 음 향이 있는 전시로 큐레이션을 했습니다. 단순히 그림을 보여주는 것 이 아니라, ‘사람들이 머물고 싶고 기억하고 싶어지는 공간’을 만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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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 MAGAZINE Vol.81 _ 202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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